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시장개입 '칼' 뽑았지만 원화강세 꺾기 힘들듯

환율급락 1,110원선 눈앞<br>상황 반전시킬 재료 아직 없어<br>"1,100원 일시 붕괴 가능성도"


결국 당국이 개입의 칼을 뽑았다. 눈에 보이지 않게 '미세조정'만 해오다가 1,120원대가 깨지자 작심한 듯 구두개입에 나섰다. 외환 당국자는 11일 오후 "역외 시장참가자들의 투기적 달러매도가 심각한 수준에 달했다"며 "정부는 이를 바로잡는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개입에 나서자 한때 1,170원50전까지 떨어졌던 환율은 장 막판 반등하며 1,120원선을 일시적으로 회복했으나 결국 1,119원80전으로 장을 마쳤다. 정부의 개입에도 불구하고 외환시장에서는 1,110원선이 깨지는 것은 시간문제이고 1,100원선도 일시적으로 붕괴될 가능성이 있다는 쪽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당국 본격 개입 나서나=그동안 속도조절 차원에서 미세조정에 치중했던 외환당국이 가파른 환율 하락압력에 못 이겨 결국 강력한 구두개입에 나섰다. 시장에서는 이날 강하지는 않지만 당국의 실매수 개입도 병행됐던 것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대부분의 시장 참가자들은 정부 개입에도 불구하고 원화강세 추세가 당분간 꺾이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가의 경기가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는데다 미국의 각종 지표가 부정적으로 나오면서 달러약세 기조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달러강세 여부와 상관없이 연초부터 이머징 국가 통화 강세에 베팅해온 역외세력들이 차익환수를 할 만한 '재료'가 아직은 보이지 않는다는 얘기다. 정미영 삼성선물 리서치팀장은 "한국이 경제회복으로 금리인상이 빠른 국가에 속해 있다"며 "외국계 증권사 리포트에서 대만ㆍ인도네시아ㆍ호주 통화 등과 함께 연초부터 투자할 만한 통화로 꼽히고 있다"고 말했다. ◇1,100원 일시적 하회할 수도=이에 따라 외환시장에서는 1,110원선 붕괴는 시간문제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1,100원선 역시 당국의 강력한 개입이 없다면 위협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의 한 외환 딜러는 "시장의 방향성을 되돌릴 만큼 돈을 쏟아붓지 못한다면 결국 당국도 강한 개입은 어려울 것"이라며 "유럽이나 미국 쪽에서 달러강세 재료가 나오지 않는 한 1,100원이 깨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원ㆍ달러 환율이 1,100원선을 일시적으로 하회할 가능성은 높아도 그 수준이 지속될 가능성은 아직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진우 NH선물 부장은 "역외세력의 매도로 현 수준까지 내려왔으나 달러를 추격 매도할 주체가 많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일시적으로 1,100원선을 밑돌 수는 있지만 오히려 그 경우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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