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안사려면 말라는 식이였어요. 처음에 차값의 2%를 깎아주겠다 해서 계약하러 갔더니 1%로 바뀌었다고 하더군요. 선택의여지가 없고 사업하려면 안 살 수도 없어 어쩔 수 없이 계약했죠.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어요. 얼마나 깎아주면 사겠느냐고 매달리더군요"
최근 4.5t 중형트럭을 구입하기 위해 현대자동차 대리점을 방문한 김철민(42)씨는 12일 현대차 영업사원의 달라진 태도를 거론하며 "이제야 고객 대접을 받는 것같다"고 말했다.
이 같은 변화는 타타대우가 올 들어 4.5t, 5t 중형트럭을 출시하면서 나타났다.
작년까지 현대차의 독점으로 운영되던 중형트럭 시장이 경쟁체제로 재편됐기 때문이다.
중형트럭 시장은 당초 현대차와 기아차의 경쟁체제였지만 현대차가 기아차를 흡수한 뒤 2003년 11월부터 기아차가 중형트럭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현대차의 독점으로 바뀌었다.
이후 중형트럭 운전자 사이에서는 불만이 적지 않게 나왔다.
가격에 대한 불만이 가장 컸다. 현대차 5t 트럭의 가격은 2004년 4월 3천190만원에서 작년 2월 3천550만원, 8월 3천950만원 등으로 크게 올랐다.
배기가스 규제 때문에 엔진을 업그레이드 하면서 가격 인상요인이 발생했다고는하지만 독점시장이다보니 눈치 볼 것없이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현대 트럭을 몰다 이번에 타타대우 트럭으로 바꾼 도상필(36)씨는 "(경쟁체제인)대형트럭에는 가격 할인 이벤트가 자주 있었지만 중형트럭은 전혀 없었는데 다 독점이기 때문에 그렇지 않았겠느냐"면서 "타타대우의 품질에 만족하기도 했지만 과거현대차의 서비스에 실망해 이번에 타타대우차로 바꿨다"고 말했다.
타타대우측은 출시 이후 1-2월 두 달간 195대를 팔아 전체 판매량(1천445대)의13.5%를 차지하며 중형트럭 시장을 대체로 성공적으로 파고 들었다고 자평하고 있다.
대우차판매 관계자는 "경쟁차보다 가격이 100만원 이상 비싸지만 출력이 높고운전석과 적재함이 넓으며 24시간 출동 서비스 체제를 갖춰 좋은 반응을 얻은 것같다"면서 "연내 30%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경쟁자가 생기자 현대차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현대차는 긴 물건을 편하게 실게 해달라는 고객 건의에 부응해 기존 5t 트럭보다 적재함 길이를 75㎝ 늘인 메가트럭 초장축 카고모델을 지난달 20일 출시했다.
또한 전국 613개소에 위치한 정비망을 내년까지 60개 확충해 고객 서비스에 더욱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중형트럭 시장의 우위를 지켜나가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강구중"이라고 말해 중형트럭 시장의 고객 지향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시장 규모도 커져 올 1-2월 중형트럭 판매량(1천445대)은 작년 동기(1천100대)보다 31.6%나 증가했다.
대우차판매 관계자는 "고객들에게 선택의 여지가 생기니 신규 고객이 유입되는것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