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당이 소유하고 있던 테라리소스 주식 3,904만여주를 횡령한 사람은 지난 6월 자살한 고(故) 변두섭 전 예당 회장이 아니라 아들 변모씨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검찰은 이 같은 의혹을 알면서도 수사를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당이 상장폐지되고 테라리소스가 상장폐지 위기로 몰리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은 변 전 회장의 테라리소스 주식 횡령이었다. 정작 테라리소스 주식을 횡령해 3만7,000여명에 달하는 예당과 테라리소스 투자자에게 피해를 준 의혹이 있는 변씨는 해외로 도피해 법의 처벌을 받지 않고 있다.
30일 서울경제신문이 입수한 변씨와 장씨의 연대보증서 및 채무관계 서한 등에 따르면 변씨는 지난 2009년 12월 테라리소스 주식을 사채업자에 맡기고 50억원을 빌렸다. 변씨는 다시 이 가운데 20억원을 장진호 전 진로 회장의 아들인 장씨에게 빌려주고 공동으로 당시 코스닥상장회사인 CL에 70억원을 투자했다. CL은 2010년 4월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폐지됐다.
예당은 지난 6월 변 전 회장이 채무관계에 시달리다 자살한 후 매매거래 정지됐고 9월 최종 상장폐지됐다. 테라리소스도 이달 거래소가 상장폐지 기준에 해당 된다고 판단해 다음달 상장폐지될 가능성이 크다.
두 업체의 상장폐지는 변 전 회장이 테라리소스 주식 3,904만여주를 개인적으로 사채업자에게 담보로 맡겼다는 공시가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두 업체는 각각 6월과 7월 대표이사 횡령·배임 혐의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다.
예당과 테라리소스 핵심관계자는 "변씨가 2009년 말 테라리소스 주식을 사채업자에게 맡긴 사실을 당시 예당의 재무담당 임원이 2010년 3월 변 전 회장에게 알렸다"며 "4월 CL이 상장폐지됐고 이후 변 전 회장은 이를 외부로 알리지 않았다"고 전했다.
검찰은 이 같은 정황을 알고 최근 변씨와 장씨의 지인들을 불러 변씨가 사채업자에게 맡기고 받은 자금의 흐름 등을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이후 수사를 확대하지 않은 것은 변씨는 변 전 회장의 자살 직후 미국으로 도피했고 장씨는 2010년 10월 유서를 남기고 잠적했기 때문이다. 증권범죄합동수사단 관계자는 "장 씨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고 변씨는 미국 시민권자로 자진출석하거나 수배를 하지 않는 이상 추가 수사를 진행하기 힘들다"며 "예당은 큰 틀에서 마무리된 사건"이라고 말했다.
변 전 회장이 사망한 6월3일 이후 예당의 주가는 824억원에서 7억원까지 떨어지며 817억원의 시가총액이 날아갔다. 테라리소스도 시총이 2,484억원에서 매매거래정지일 기준 1,147억원까지 내려갔다. 현재까지 날아간 두 회사의 시총은 2,154억원이다. 테라리소스의 남은 시총 1,147억원도 정리매매에 들어가면 휴지 조각이 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 사업보고서 기준 예당(1만553명)과 테라리소스(2만6,761명)는 소액주주 비중이 100%로 주주 수는 3만7,314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