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국제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중국 당국이 위안화 역외 거래 활성화를 위해 홍콩에 이어 싱가포르를 ‘제 2의 위안화 허브’로 육성할 방침이다. 또 외국계 은행들이 독점하고 있는 역외 위안화 선물 거래 시장에 중국 은행 참여를 적극 독려해 위안화 역외 시장 투명성을 높이고 국제화 행보에 가속도를 낼 계획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과 싱가포르 통화당국이 싱가포르를 홍콩에 이은 제 2의 위안화 국제화 거점으로 지정하는 방안에 대해 협상 중이라고 보도했다.
그 동안 중국당국은 싱가포르만큼 위안화 역외 거래 거점지로 적합한 곳은 없다고 판단해 왔다. 싱가포르도 중국이 세계 제 2의 경제대국으로 우뚝 선 만큼 위안화 거래 거점 시장으로 부상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싱가포르는 앞서 지난 해 7월 중국 인민은행과 3년간에 걸쳐 1,500위안 규모에 이르는 통화스왑 계약을 체결했으며 올해 3월 중국 공상은행으로부터 위안화 업무 센터를 유치하기도 했다
WSJ는 “위안화 역외 거래 지역이 홍콩에 이어 싱가포르로 확산될 경우 중국은 위안화 국제화라는 목표 달성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싱가포르가 현재 유일한 역외 위안화 거래 시장으로 지정된 홍콩을 뛰어넘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는 올해 말 홍콩에서 발행되는 위안화 표시 채권, 일명 ‘딤섬 본드’ 시장이 277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중국 당국은 중국 내 은행들에 역외시장에서 이뤄지는 위안화 선물 거래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도록 장려할 계획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위안화 환율 변동에 따라 수익이 결정되는 장외 파생상품 거래에 중국 은행들의 참여를 적극 주문할 방침이다.
그 동안 역외 시장에서 이뤄지는 위안화 관련 선물거래는 주로 HSBC나 스탠더드차터드와 같은 외국계 은행이 독점해 왔고 중국계 은행이나 기업들은 참여가 금지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