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을 앞두고 자금 유출에 대한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는데다 매수차익거래 잔액이 늘어나면서 프로그램 매물 압박이 가중될 것으로 보여 연휴를 앞둔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26일 증권업계 및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설 이전에 증시자금이 유출된 것으로 나타나 주초에 설 자금 수요로 인해 고객예탁금이 줄어들면서 시장에 매도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98년 이후 5년 동안 설 5일전(영업일수 기준)에 비해 설 전일의 고객예탁금이 늘어난 경우는 지난 2001년 한해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모두 고객예탁금이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8년에는 이 기간동안 4,274억원이 빠져나갔고 99년에는 3,061억원, 2000년 458억원, 2002년에는 5,263억원이 유출됐다. 다만 상승장세가 진행되던 지난 2001년에 548억원이 유입됐을 뿐이다. 김희원 브릿지증권 애널리스트는 “일반법인과 기관투자가를 중심으로 설 자금이 빠져나간 결과로 보인다”며 “단기적인 수급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대부분의 경우 설 자금은 연휴이후 증시로 다시 들어왔기 때문에 설 이후에는 수급개선요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증권전문가들은 또 지난 24일 현재 매수차익거래 잔액이 3,724억원에 달해 프로그램 매도압력이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주말 선물가격이 현물가격에 비해 저평가되는 백워데이션(-0.38포인트)이 발생, 추가적인 프로그램 매수세의 유입 가능성보다는 기존 프로그램 매수분이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허영민 삼성증권 선물담당 애널리스트는 “지난 16일 SK텔레콤 하한가로 인해 프로그램 매수분 상당수가 매도기회를 차지 못해서 이번 주에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주말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됐지만 지수 급락으로 인해 매수세력의 상당수가 당일 중 청산을 시도한 것으로 나타나 주초에는 매물 부담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프로그램 매도세력은 서두르는 반면 매수세력은 매수시점을 더 늦출 수 있다는 것이다.
<조영훈기자 dubbch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