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장관은 5일 멕시코 멕시코시티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ㆍ중앙은행총재회의 참석에 앞서 라엘 브레이너드 미국 재무부 차관과 만나 "선진국 양적완화 정책의 부작용을 경계한다"며 "G20 차원에서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관점에서 심도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 등 선진국은 양적완화를 통해 세계 경제가 회복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신흥국은 유동성 유입으로 통화가치가 올라가면서 수출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반박하는 입장이다. 박 장관은 "양적완화가 고용 촉진, 기업활성화 등 해당국의 내수 진작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며 "재정절벽, 부채 상한에 대한 불안심리가 커지지 않도록 조속한 해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 장관은 이번 회의에서 국제통화기금(IMF), 세계무역기구(WTO), 국제결제은행(BIS) 차원에서 양적완화와 관련한 연구를 하도록 요청할 방침이다. 박 장관은 웨인 스완 호주 재무장관과 가진 면담에서도 선진국 양적완화의 효과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과 양적완화의 효과를 제고하는 방안을 고민해보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박 장관은 또 "최근 우크라이나의 밀 수출 중단 조치가 세계 곡물 수급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우려한다"는 의견도 전달했다. 호주는 우리나라 밀 수입량의 절반을 차지한다. 이에 대해 스완 장관은 "곡물 보호주의를 막기 위해 국제공조에 적극 협력하겠다"고 답했다.
이번 회의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은 한국 대통령 선거 결과가 정책 방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 장관은 "한국 경제가 대외요인에 크게 의존하고 있고 수출ㆍ기업ㆍ고용의 중요성에 대한 기본 인식에 큰 차이가 없는 만큼 거시경제정책 방향의 급격한 변화나 선회는 없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박 장관은 로이터와의 외신 인터뷰에서 "4%대에 가까운 성장률이 가능할 것으로 보나 새 정부가 경제성장에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는지가 많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 들어 5% 이상 상승한 원화 강세에 대해 "예상보다 빠르다"며 "지금 우려되는 부분은 상승 정도가 아니라 변동성인 만큼 시장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