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현대車지분 장내매각도 '王회장式'처리

현대車지분 장내매각도 '王회장式'처리현대가 정주영(鄭周永) 전 명예회장의 자동차 지분 6.1%(1,271만주)를 22일 주식시장을 통해 모두 매각함으로써 현대차 계열분리 작업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지분 매각대금은 현대건설 유동성에 쓰일 계획이어서 현대의 대외 신인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장중 매각이 「공개입찰」 형태로 객관성을 확보하고 있어 항간에 나돌던 「위장매각」 의혹이 상당부분 불식된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석연치 않은 구석이 남아 있다. ◇4분 만에 물량 동나 鄭전명예회장의 자동차 지분 매각은 특공작전을 방불케할 정도로 신속하게 진행됐다. 이번 매매는 현대증권 법인영업2팀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개장 전 마지막까지 외국계 자딘플레밍 등과 매각을 협의했으나 매수희망가격과 수량이 모두 현대측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후 현대증권측은 각 투신과 연기금·은행권 등 기관투자가들에 비공개로 「매수의향 단가」를 타진했다. 이때 종합된 기관투자가들의 평균 매수희망가격은 1만5,600원. 외국계의 희망매수가격보다는 높았다. 현대측은 증시가 개장되자마자 오전9시13분부터 물량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자딘플레밍 조건 안맞자 기관의사 타진후 '팔자' 평균단가 웃도는 액수로 680만株 뭉치거래 '눈길' 매수자 추적·대책회의등 현대車측 부산한 움직임 증권가에서는 현대측이 시가보다 낮은 가격에 매도주문을 낼 것이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기관은 물론 개인투자가까지 현대자동차 매수에 가담했다. 현대측의 매도주문 이후 불과 4분여 만에 1,270만주의 물량이 시장을 통해 모두 소화됐다. 현대측은 정오가 넘어 鄭전명예회장의 지분을 공개입찰 방식으로 전량 매각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특히 주목을 받은 것은 오전9시13분 현대측이 매도물량을 내자마자 거래된 680만주. 기관투자가들이 언급한 평균 매매단가보다 훨씬 높은 1만6,250원에 거래됐고 동시에 큰 물량이 거래된 점을 보면 뭔가 석연찮은 구석이 있다는 것이다. 이날 이상매매에 가까운 기관투자가들의 현대자동차 매수열풍은 현대그룹 계열분리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시장가격보다 낮게 매도된 현대자동차 주식을 매수해도 「손해볼 가능성이 적다」는 계산이 바탕에 깔려 있었다. ◇허찔린 현대자동차 최근 임직원까지 나서 지분방어에 총력을 기울여온 현대차는 갑작스런 장중 매각 소식을 접하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현대차는 이날 오전 지분거래가 끝난 뒤 대책회의를 갖는 등 뒤늦게 원매자의 실체를 추적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였다. 현대차 관계자는 『구조위측에서 사전에 매각사실을 통보해주지 않아 한주도 매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현대와 친분이 있거나 정몽헌(鄭夢憲)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측과 우호적인 기관들이 대거 지분을 매입했을 경우 또다시 지분확보 경쟁과 경영권 분쟁이 벌어질 것으로 우려했다. ◇누가 사들였나 외견상으로는 이 지분은 국내 기관투자가와 일반투자가들에 골고루 분산매각된 것으로 보인다. 기관투자가는 대한투신증권 50만주, 현대투신증권 30만주, 삼성투신증권 10만주 등 투신사가 270만주로 가장 많고 연기금 70만주, 보험·증권이 42만주 등으로 비교적 고르게 분포됐다. 나머지 600만주는 「큰손」들이 가져갔을 것이라는 게 증시 주변의 분석이다. ◇전망 현대차는 22일에도 자사주를 매입하는 등 지분을 꾸준히 늘리고 있어 이번에 매각된 주식의 상당분을 현대차가 다시 인수할 가능성도 높다. 증시 관계자는 『鄭전명예회장의 지분은 사실상 정몽구(鄭夢九) 현대차 회장의 사냥감으로 오른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현대차가 매입에 들어갔다는 소문이 벌써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 구조위는 23일 자동차 계열분리 신청서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할 예정이어서 8월 말에는 현대차 소그룹 8개사가 그룹에서 분리될 전망이다. 연성주기자SJYON@SED.CO.KR 조영훈기자DUBBCHO@SED.CO.KR 입력시간 2000/08/22 20:08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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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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