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세계의 사설] 새로운 이라크와 총선

이라크가 독재체제에서 민주주의 정권으로 변모하는 시금석이 될 총선이 이번주에 시작된다. 만약 전세계의 기대만큼 모든 이라크 국민들이 투표에 열성적으로 참여한다면 폭력이 아닌 정치적인 수단으로 불평을 해소하는 자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또 이라크를 혼돈과 시민항쟁으로부터 구원하는 길이 될 전망이다. 10년 이상 지속된 야만적인 독재와 이라크전 후 3년 동안의 유혈사태 종식에 대한 희망은 정치적인 진전에 기대고 있다. 미 부시 행정부는 오는 15일부터 시작될 총선이 이라크에서의 승리가 여전히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해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중동 국가들 또한 총선 결과가 이라크의 통합이 굳건해지고 있다는 쪽으로 나와주는 데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라크 국민들은 이번 총선으로 평화를 보장받고 영향력 있는 정부가 출현하길 희망하고 있다. 지난 1월 과도정부를 구성하기 위한 투표에서는 후세인 시절 억압당한 시아파와 쿠르드족이 권력의 주체로 나설 수 있었다. 이번 총선은 소수인 수니파가 정치과정에 적극 참여 폭력항쟁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수니파는 1월 선거를 거부한 데 이어 10월 헌법안 국민투표에도 보이콧을 선언했다. 그러나 당시 수니파 정치인들의 노력으로 새로운 헌법 체계 아래에서 구성된 의회에서는 수니파들이 더 많이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수니파의 참여는 차기 정부에 이전보다 더욱 정통성을 부여할 것이며 이라크 문제에 있어 정치적인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는 토대를 다지게 될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민주적인 선거가 이라크 내부 파벌들의 화해가 이뤄지기 위한 첫 단계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미국이 이라크의 정치적 중요도가 점차 낮아짐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시아파, 쿠르드족 및 수니파의 가교 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 이라크의 차기 지도자들이 내부 통합을 위해 더 많은 책임을 지게 됐다. 그들은 ‘새로운 이라크’는 다양한 민족적ㆍ종교적 파벌들을 평화롭게 화해시킬 때 가능하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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