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에서 쇼핑하다가도 숙소인 수원의 관광호텔로 이동하려면 서두르게 됩니다. 한국 관광은 분명히 매력적이지만 숙소나 식사 등의 여건은 다시 오고 싶지 않게 만듭니다." 최근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 우흥보우(40)씨의 말이다. 저녁만 되면 일찌감치 서울 도심을 빠져나가 변두리나 경기도 숙박 시설로 이동해야 하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불편과 불만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지난 10월 말 현재 서울지역 호텔 객실 이용률은 90%를 넘어서 객실 부족 현상이 극심하다. 이 같은 숙소난을 해결하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방문의 해'가 마무리되는 오는 2012년까지 수도권에 3만실 이상의 관광호텔 시설을 확충하는 한편 숙박시설 신축 지원을 위한 다양한 제도 개선을 골자로 하는 '관광숙박시설 확충 특별대책'을 2일 발표했다. ◇3년 내 수도권 호텔 객실 3만실 늘린다=문화부는 행정안전부ㆍ국토해양부ㆍ서울시ㆍ경기도와 협력해 3년 내 서울에 2만실, 고양시를 비롯한 서울 인근에 1만실 등 관광호텔을 3만실 이상 늘리기로 했다. 이를 위해 연말까지 수도권에 관광호텔 5곳(531실), 우수 숙박시설 100곳(2,500실)을 늘리고 휴양 콘도미니엄, 고급 펜션, 유스호스텔, 한옥체험시설 등 50여곳도 외국인 숙박시설로 활용하기로 했다.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지난해 782만명에서 올해 880만명으로 예상되며 정부는 2012년 1,000만명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은 지난해 134만명에서 올해 2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숙박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이 같은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 아래 정부가 적극 나서게 된 것이다. 유인촌 문화부 장관은 "주요20개국(G20) 개최 등을 계기로 외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되지만 특히 중국인 관광객들을 위한 중저가 숙박시설이 부족한 만큼 이번 특별 대책을 통해 숙박 여건과 인프라를 개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관광 산업 진흥 위해 규제도 완화=정부는 관광호텔 확충에 걸림돌이 됐던 각종 규제를 손질하고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하는 등 관광 숙박 인프라를 마련하기 위한 관련법이 개정 및 제정된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을 개정해 기존에 금지됐던 호텔과 주거시설이 결합된 '주상복합 호텔' 건축이 허용된다는 점이다. 또 50만㎡ 이상의 수도권 재개발지구 및 신도시 개발 때 도시개발 계획에 관광숙박시설 유치와 배치계획이 포함되도록 국토해양부 고시인 도시개발 업무지침에 반영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건축법 등에 관광산업의 핵심 인프라인 호텔을 '주거 및 교육환경 저해시설'로 규정하고 있으나 앞으로는 관광호텔이 주거와 교육 등 주변환경에 부적합한 시설에서 제외되도록 관련법을 개정할 방침이다. 강서구 마곡지구 워터프론트 사업 변경지역, 서울의료원, 한국전력 부지, 잠실운동장 중 한 곳을 전시컨벤션(MICE) 복합지구로 지정해 관광복합시설단지로 조성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또 1∼3등급 중저가 관광호텔의 교통유발계수를 일반 숙박시설수준으로 조정해 교통유발부담금을 경감해주고 민간사업자가 관광단지에서 토지를 공급 받아 관광시설에 투자하면 취득세와 등록세를 감면해주는 방안도 추진한다. 서울시는 준공업지역에서 호텔 등 전략시설을 연면적 20% 이상 설치할 경우 용적률을 현 250%에서 400%까지 허용하기로 했으며 관광호텔 건립시 부설주차장 설치기준을 완화하도록 조례를 개정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