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31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양길승 청와대 제1부속실장의 술접대 건과 관련해 유감스러운 일이라면서 민정수석실에 재조사를 지시했다.
노 대통령은 재조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명확히 한 뒤 인사위원회에서 논의해서 문제가 있을 경우 다음달 정기인사에 반영하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일보는 31일자에서 "양길승실장 술집·호텔서 향응받아 파문-청주서 稅포탈 수사받던 호텔소유주 등에…윤리강령 위반"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싣고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업무와 일정 등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양길승(梁吉承ㆍ47) 청와대 제1부속실장이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지역 유지가 운영하는 고급 술집과 호텔에서 향응을 제공받은 사실이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이 같은 내용을 파악하고도 노 대통령에게 보고조차 하지 않은 채 문제삼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한국일보는 이어 "30일 사정 당국에 따르면 양 실장은 지난달 28일 충북 청주시 인근 청원군의 한 식당에서 민주당 충북도지부 간부, 당원들과 식사를 한 뒤 일부 참석자 및 지역 인사 5, 6명과 함께 청주 시내 K나이트클럽으로 자리를 옮겨 술자리를 가졌다"며 "양 실장은 술자리가 끝난 뒤 나이트클럽 인근 R관광호텔 501호실(스위트룸)에서 잠을 잔 뒤 다음날 서울로 돌아왔는데 양 실장이 묵은 R호텔 501호실은 지난해 노 대통령이 후보 시절 청주를 방문했을 때 묵었던 방이다"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어 양 실장이 술을 마시고 잠을 잔 K나이트클럽과 R호텔의 소유주는 최근 경찰에서 조세포탈 및 윤락행위 방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이모씨로, 이씨도 술자리에 합석했던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특히 이씨는 최근 경찰 수사에 크게 반발해왔던 것으로 알려져 양 실장이 이씨로부터 수사 무마 등의 청탁을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으며 사정당국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이씨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청주 지역 인사들을 조직해 노 후보측을 도와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편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정례 브리핑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변했다.
다음은 일문 일답
문 : 오늘 대통령이 보고를 받고 계신 내용은 어느 정도로 돼 있고 1차 조사를 했었다고 하는데
그 결과가 어떻게 처리됐었는지 확인해 달라.
답 : 1차는 민정에서 조사를 했었고 시점은 불분명한데 민정수석과 비서실장에게 보고가 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민정수석실 차원에서 사실상의 주의를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오늘 대통령께서 수석보좌관회의 전에 민정비서관으로부터 관련 사실을 보고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 보고를 받고 보고와 보도를 가지고 정확하게 청탁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판단하기 곤란하니까 정확하게 재조사를 하라고 지시하신 것이다.
문 : 1차 민정수석실 보고에서는 대통령은 그 내용은 보고받지 못한 것인지 그리고 오늘 재조사라고 지시한 부분이 정확히 청탁부분을 중심적으로 말씀하신 것인지?
답 : 전체사건에 대한 사실관계를 전부 재확인하라고 하신 것이다. 그리고 민정수석실의 1차 조사는 비서실장님한테 까지만 보고가 됐었다.
문 : 대통령께서 추가조사를 해서 문제가 있으면 인사에 반영하라고 하신 것은 추가조사 결과 청탁이 드러나면 그렇게 하라고 하신 것인지 아니면 청탁이 없더라도 술자리와 잠자리를 제공받은 것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시는지와 비서실장께 보고가 되고 주의조치가 내려질 때 민정수석실 차원의 징계라고 했는데 비서실장이 징계위원회 멤버들이 모이셔서 하신 결정인지 아니면 민정수석이 구두로 간단히 얘기하신 것인지?
답 : 별도의 징계위원회는 열리지 않았다. 민정수석실의 이호철 비서관이 윤리강령을 주관하는 윤리담당관으로서 그 사실을 파악하고 그 차원에서 주의를 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청탁 여부에 관한 것만이 아니라 모든 전체사실을 파악해서 그것을 인사위원회에 반영하라는 지시이다. 향응이나 접대가 있었는지 여부까지 다 파악해서 다 인사위원회에 사실관계를 보고해서 거기에서 검토를 하라는 얘기이다. 청탁여부만이 아니고.
문 : 양길승 실장께서 오늘 중으로 직접 나와서 해명할 계획은 없나? 충북지역 언론 뉴스 사이트인 오마이충북에서 6월달에 이미 한 차례 보도가 됐고 청와대 내부에서도 어느 정도 조치가 이뤄졌다고 했는데 한 달이 지난 시점에서 갑자기 불거진 배경은?
답 : 양길승 실장이 작성한 해명서가 있다. 이 부분을 배포해 드리겠다. 그리고 이것이 어제 오늘 얘기가 된 것은 한국일보가 취재한 결과로 저는 알고 있다. 그 이상의 어떤 배경이 따로 있었는지는 모른다.
문 : 대통령이 청탁뿐만 아니라 다른 향응에 대해서도 조사해서 인사에 반영한다고 하면 일단 본인은 청탁은 없었다고 얘기를 하고 1차 조사에서도 그 부분은 없는 것으로 나왔다고 민정 쪽에서 얘기를 하는데 그러면 지금까지 청탁 제외한 나머지 향응 부분만 가지고 대통령께서 유감스럽다는 뜻을 표시하시면서 지금까지 나온 내용에 대해서 어떤 부적절하다는 멘트를 하신 것이 있나?
답 :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것은 사안 자체가 어떤 모임이 계속 이어져서 개인적으로 빠지기는 쉽지 않았을 상황일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어울려 술 마시는 상황이 또 여러 가지 논란이 될 수 있다는 정황은 있다, 여러 가지 논란이 될 수 있는 소지는 있다, 그런 것들에 대해서는 반드시 주의가 환기되어야 된다라는 그런 차원에서 얘기를 하셨다.
문 : 8월 정기인사 때까지 양 실장은 현직을 계속 유지하고 있나?
답 : 이 건을 별도로 처리하지 말고 8월 정기인사가 임박해 있으니까 그때 만일 문제가 있다면 같이 반영해서 하라는 말씀이셨다.
<김영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