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금융트렌드] 노후자금 만들기… 연령대별 맞춤 전략

20대-여윳돈 80% 펀드 등 투자<br>30대- 연금저축·종신보험 가입을<br>40대-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 주목을<br>50대- 원금보존형 금융상품 비중확대



'노후생활 이상은 높고, 현실은 낮고' 42살의 중견기업 간부인 차모씨는 지난달말 언론에 소개된 서울대학교 생활과학연구소의 연구결과를 보고 혀를 찼다. 해당 기사에는 우리나라 국민이 은퇴후 사망시점까지 소요된다고 예측한 자금은 8억4,212만원이라는 조사 내용을 담고 있었다. 이에 비해 현재 차씨의 은퇴준비자금은 거의 바닥 수준. 자산이라고는 4년전 경기도 부천시에 구입한 32평형 아파트와 8년째 타고 있는 준중형자동차, 두 명의 자녀 출가 준비자금으로 수년째 붓고 있는 적금 정도다. 그나마 아파트에는 아직도 2억원대의 대출이 껴 있으니 사실상 차씨의 대차대조표에서 부채를 뺀 자기자본은 1억원도 되지 않는다. 더구나 앞으로 10년 뒤를 기약할 수 없는 직장생활. 홀로 버는 그의 현재 연봉은 4,000만원 가량인데 은행 대출금 갚고, 자녀들 학자금과 생활비를 쓰고 나면 10년후에도 여유자금은 현재와 큰 차이가 없을 것 같다. 우리나라 근로자의 90%에 육박하는 인구가 중소ㆍ중견기업에서 일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박씨의 고민은 보편적인 사례일 것으로 보인다. 차씨의 사례에서 가장 문제점은 주택자금과 자녀 출가준비금에 여유자금을 올인한다는 것. 그와 같은 고민에 빠지지 않으려면 사회 첫발을 내딛는 순간부터 연령별로 노후자금 만들기를 위한 재테크 전략을 꼼꼼히 짜야 한다. ◇20대는 여유돈의 70~80%를 투자자산에 넣어야=시작이 반이라고 무엇이든 첫발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직장생활을 시작하는 20대에 재테크의 기본기를 갖추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다. 이 연령대에는 종자돈을 만드는 시기이므로 소득의 절반 이상을 무조건 투자 여유자금으로 만들라고 은행권 PB들은 입을 모은다. 이 연령대에 우선적으로 챙겨야 할 금융상품은 청약통장과 장기주택마련저축. 특히 청약통장은 아예 10대의 학창시절부터 부모가 대신 가입해 주는 경우도 많아 20대에 가입한다고 해도 결코 빠른 것이 아니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나머지 투자자금은 펀드, 보험 등에 안배해 투자해야 한다. 이정걸 국민은행 금융상담센터 재테크팀장은 "만약 20대라면 투자자금중 70~80%를 채권, 펀드, 주식에 투자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여유자금을 100이라고 잡고 그 중 자신의 나이를 뺀 만큼의 비중으로 펀드, 주식과 같은 적극적인 금융투자자산에 운용하라는 조언이다. 즉 25살이라면 여유자금의 75%를 주식, 펀드, 채권 등에 분산해 넣는 셈이다. 나머지 25%는 보험과 생활비 등의 자금으로 굴리면 된다. 이 연령대에는 금융거래의 신용도를 쌓는 것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주거래은행을 지정해 가능하면 자산관리와 금융거래를 해당 은행을 중심으로 실행하고, 신용ㆍ현금카드도 되도록 해당 은행 것으로 이용하는 게 좋다. 거래 실적이 쌓이면 그만큼 신용도도 오르고 해당 은행으로부터 금리 등의 우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30대엔 연금저축, 종신보험 잊지 말아야=일반적으로 30대부터는 지출이 많아지는 시기다. 결혼도 해야 하고, 주택도 마련해야 하며 자녀 보육ㆍ교육비 부담도 짊어져야 한다. 따라서 이 시기에는 여유자금을 20대에 비해 다소 안정적으로 분산 투자하는 게 좋다. 이는 특정 금융자산에 편중하기보다는 저축ㆍ증권ㆍ보험 등의 각 분야별로 투자 비중을 비슷하게 안배하는 전략이다. 이때 연금저축과 종신보험은 노후 대비를 위해 반드시 챙겨야 할 필수 금융상품으로 꼽힌다. 주식의 경우도 직접투자보다는 적립식펀드 중심으로 전환하는 게 중장기적으로 투자손실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방법으로 꼽힌다. 또한 이 연령대에는 지출이 늘어나는 시기인 만큼 지출을 합리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용카드를 1인당 1~2장으로 줄이고 해당 카드도 포인트 적립률이 높거나 생활업종의 할인률이 높은 아이템으로 고르는 것이 좋다. ◇40대는 부동산에 눈떠야=40대부터는 안정적인 은퇴자산 마련에 보다 주력해야 하는 시기다. 따라서 수익형 부동산이나 환금성 부동산에 눈을 돌리는 게 좋다. 수익형 부동산으로는 오피스텔, 상가 등이 있으며, 환금성 부동산으로는 아파트가 단연 으뜸으로 꼽힌다. 물론 금융위기 이후로 주택시장이 급격히 침체돼 있기 때문에 묻지마식 투자는 곤란하다. 가능하면 개발호재가 있거나 생활여건 개선(지하철 개통, 공원 조성, 학군 정비, 대규모 쇼핑시설 입점 등)이 예상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투자 후보군을 꼽는 게 유리하다. 이런 지역은 단기적인 경기변동에 덜 취약하고 중장기적으로 부동산 투자가치 상승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다만 기존 매물이 아닌 신규 분양이라면 시행ㆍ시공사가 경기침체 와중에 무너질 수 있으므로 시공보증대상이 아닌 오피스텔, 상가 등에 투자할 경우 해당 업체의 우량도 등을 잘 파악하는 것이 좋다. 금융상품 중에선 비과세상품인 연금보험이 추천 상품으로 꼽힌다. 이 상품은 소득세 등이 부과되는 연금저축상품보다 은퇴자금을 불리는 데 유용하다. ◇50대는 새는 돈을 막아야=50대라면 그동안 모은 은퇴자금의 누수를 방지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아직 목표 자금에 부족하다는 이유로 조급하게 위험자산에 투자했다간 본전마저 잃는 낭패를 당할 수 있다. 따라서 원금보전형 금융상품의 투자 비중을 높이고, 만약에 대비해 현금성 자산으로의 전환 비중을 넓히는 게 유리하다. 은행의 원금보전형 투자상품으로는 주가지수연동예금(ELD)이 있다. 저축은행 중에선 우량 업체가 발행한 채권이나 특판 예금도 눈여겨 볼 만하다. 제1금융권의 정기예금 금리가 실질적으로 마이너스이므로 제2금융권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최근 예금자보호 대상에 포함된 보험사 변액보험과 증권사의 주가연계증권(ELS)도 원금보전과 투자수익을 함께 노릴 수 있는 일거양득 상품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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