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車보험신상품 출시못해 곤혹

손보사들 "가격 자유화취지 훼손한다" 지적손보사들이 가격을 파격적으로 낮춘 자동차보험 신상품을 잇따라 개발해놓고서도 출시를 하지 못한 채 속앓이만 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과당경쟁을 우려해 인가해주지 않거나 다른 손보사들의 압력으로 판매 직전에 포기하는 등 가격자유화의 취지가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24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쌍용화재는 최근 변호사ㆍ의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이 단체로 자동차보험에 가입할 경우 보험료를 10% 안팎 인하해주는 자동차보험 상품을 개발, 금융감독원에 인가신청을 냈으나 거부됐다. 쌍용화재의 한 관계자는 "보험료 인하에 근거가 되는 적정한 보험요율의 제시가 되지 않아 일단 보류된 것"이라며 "조만간 다시 인가신청을 낼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처럼 보험료가 상당폭 인하되는 자동차보험 신상품이 출시되기는 어렵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손보사의 한 관계자는 "올해 들어 다시 불붙기 시작한 손보사들의 보험료 인하 경쟁에 대해 감독당국이 강한 의지로 제동을 걸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동양화재도 3년 장기계약과 직장단위 단체가입 방식을 도입, 최고 13%까지 보험료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파격적인 신상품 '개인용 자동차 패키지 보험'을 개발해 이달 초 시판할 계획이었으나 판매 직전 포기했다. 동양화재측은 "이 상품이 손보사간의 가격경쟁을 다시 촉발시킬 수 있다는 타사의 의견을 받아들여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자동차보험 신상품을 개발해놓고도 출시를 못한 채 사장시키고 있는 것은 과열경쟁으로 업계가 공멸할 수 있다는 우려로 인해 금융당국과 손보업계가 '튀는 보험사'를 저지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올들어 일부 대형 손보사가 납입한 보험료 일부를 되돌려주는 '환급형 자동차보험'의 시판을 다시 검토하는 등 자동차보험을 둘러싼 경쟁이 지난해보다도 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는 관측이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지나친 규제와 눈치보기가 자동차보험의 가격자유화 취지를 오히려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손보사의 한 관계자는 "전략적 판단에 따라 개발된 상품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판매되지 못한다면 자율경쟁은 물론 자동차보험시장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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