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홍현종의 글로벌 워치] 국제신용평가기관

강해지는 파워… 커지는 불신…<br>무디스등 빅3, 20조弗 국제자금 쥐락펴락…영향력 갈수록 커져 "국가명운까지도 좌우"<br>이사진 기업 임원 겸직많아 공정성등 의심 평가부작용 속출…"국제적 감시체제 필요"



[홍현종의 글로벌 워치] 국제신용평가기관 강해지는 파워… 커지는 불신…무디스등 빅3, 20조弗 국제자금 쥐락펴락…영향력 갈수록 커져 "국가명운까지도 좌우"이사진 기업 임원 겸직많아 공정성등 의심 평가부작용 속출…"국제적 감시체제 필요" 『지난 주 중국 베이징 북핵 6자 회담 타결 소식이 전해지자 마자 경제계의 눈길은 태평양을 건넜다. 한국 국가 신용등급에 대한 미 월가 신용평가사들의 반응을 살피고저다. 한 나라 정권의 명운까지도 쥐고 흔든다는 국제신용평가사. 세계화 시대 갈수록 영향력을 키워가는 그들의 오늘을 진단해본다. 』 “신용. 인간의 인간에 대한 신뢰”(Credit. Mans-Confidence-in-Man). 미 월가 신용평가사 무디스 정문앞 청동 부조물에 새겨진 문구다. 신용이 곧 국가와 기업의 돈줄이 되는 이른바 글로벌 금융 시대. 그러나 남의 신용을 평가한다는 기관 자신들부터 확고한 신용을 얻지 못하고 있는 지금 상황이다. 무디스, S&P, 피치-국제신용평가업계 이른바 ‘빅3’다. 이들 빅3의 신용 등급을 받고 움직이는 자금은 전 세계 국채자금시장의 약 40%인 20조 달러. 국제금융시장에 끼치는 힘은 실로 ‘무소불위’다. 그러나 커지는 영향력 만큼 받는 비판의 목소리 또한 뚜렷해지고 있다. 평가의 공정성이 무엇보다 문제다. 특히 미국의 금융지배력에 휘둘려 온 신흥국들 사이 불만이 증폭되고 있다. ▦평가 부작용, 경제에 악영향 사례 늘어=전 세계에 공인된 신용평가기관 수는 30여개국에 걸쳐 약 50개. 그 중 가장 영향력 있는 곳이 무디스, S&P, 피치 등 3사로 전세계 신용평가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이들 기관 중 S&P와 무디스가 종합적 우위에 있으며 피치는 스트럭쳐드 파이낸스(구조 금융) 분야에서 신뢰도가 높다. 이들이 평가하는 대상 기관은 국가, 금융기관, 기업, 스트럭쳐드 파이낸스로 나뉘어 진다. 기업이나 국가가 채권을 발행하려면 신용평가사의 투자 齋事?절대 필요하다. 사실 지난 1984년까지만 하더라도 신용평가기관들에 의해 신용 등급을 받은 정부는 선진국 12개국에 불과했다. 국가신용등급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늘어난 것은 1980년대 후반, 중남미와 아시아 개발도상국들이 국제금융시장에 진출해 적극적으로 자금 조달을 시작하면서다. 시장 확대와 함께 그러나 신용평가사의 신용조정이 해당국 경제에 악영향 주고 있다는 불만이 쌓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가 얼마 전 보도한 관련 사례는 오세아니아 중남미 등 6 대륙에 걸쳐있다. 한국만 해도 몇 차례다. IMF 당시, 그리고 지난 2003년 11월의 경우도 무디스가 북핵 문제를 이유로 투자 의견을 갑자기 긍정적에서 두 단계 밑인 부정적으로 낮춰 금융시장이 쇼크를 일으킨 바 있다. 신문이 지적한 사례들은 신용평가사의 신용 등급 강등 조치 자체가 시장과 경제를 더 흔들어 댄 경우다. ▦평가의 문제점=올 봄 영국 프랑스의 기업 재무관련 단체들은 미국내 재무전문가협회(AFP)와 연합, 신용평가사 빅3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그들 스스로 새로운 행동 강령을 만들 것을 요구했다. 미국내 금융부문 개혁이 비교적 폭 넓게 이뤄지고 있는 데 반해 신용평가사들의 경우 여전히 무풍 지대로 남아 문제점들을 개선하고 있지 않은 데 따른 반응이다. WP는 전현직 신용평가사 간부 금융전문가 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신용평가과정에 주관적 판단이나 평가조작 압력이 끼어 들 여지가 많다고 지적했다. 불신임 진원지는 우선 조직이다. 예컨데 무디스의 경우 이사진 대부분이 고객 기업의 임원을 겸하고 있다. 실제 헨리 A 매키넬Ⅱ 현 이사의 경우 신용등급이 최상위 Aaa인 화이자와 엑손 모빌의 각각 회장과 이사로 재직중이다. 이에 대해 무디스 측은 이사진이 고객사 신용평가에 관여치 않는 다고 말하고 있지만 의구심은 남는다. 평가 부실은 한정된 인력으로 전세계 수만 개 회사를 다루다 보니 생기는 문제다. 신용 등급 발표 전 불과 수분 만에 평가가 급조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 언론의 지적이다. 평가는 수석 분석가가 주재하는 평가위원회에서 결정된다. 평가 위원회에서 수석 분석가가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한다. 시장은 이 같은 점 때문에 분석가의 사감(私感)이 평가에 영향을 미칠 개연성에 우려하고 있다. ▦영향력 갈수록 확대…통제 및 감시 체제 마련돼야=여러 부작용에도 불구 신용평가기관들의 영향력은 날로 확대되는 추세다. 이들이 독점적 지위를 갖게 된 건 지난 1975년 미 증권거래위원회가 법안을 개정하면서 ‘A’ 등급 남발을 막기 위해 자격요건을 갖춘 회사에 대해 신용평가 영업을 허가한 게 결정적 계기다. 이때 신용평가 공식창구로 지정된 3개 회사는 과점 체제를 굳혔다. 신용평가시장에 대한 높은 진입 장벽의 상황 속에 국제간 자금 이동이 늘고 각국의 해외자금 수요 증가하며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즉 세계화 진전에 따른 현상이기도 하다 평가의 자의성과 함께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지적 사항이 사전적 경고 기능의 미비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98년 아시아 금융위기, 미국내에선 엔론 분식회계 사건. ‘사후약방문’식의 신용평가로 경제적 혼란을 더 키웠다는 진단이다. 이에 대해 평가 대상국과 기업들은 평가사들이 권한에 상응하는 감독을 받거나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신용평가사의 개선과 관련 뉴욕증권거래소 등 주요 금융기관처럼 이사회를 비롯한 구성원이 타기업 임원을 겸직할 수 없도록 규제하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미국 내에서부터 강하게 일고 있다. 또한 잘못된 평가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하며 이를 위한 감독 기관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시장 지배적 국제신용평가사를 미국만이 가져야 하는 가도 따져봐야 할 문제다. 지난 1998년 일본 대장성이 국제신용평가시장에 대해 역 평가를 시도한 이래 수차례 유사 조치가 있었다. 시장 상황은 그러나 크게 바뀌지 않았다. 국제금융시장에서 신흥국들의 위상이 예전과는 많이 달라지고 있다. 자본이 끊임없이 국경을 넘나드는 시대, 필요하지만 공정성이 절대 전제돼야 하는 국제신용평가기관들의 무소불위 지위에 대한 통제와 감시 체제 마련을 위해 국제간 공조가 필요한 때다. 입력시간 : 2005/09/27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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