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관광리조트 사업 승인을 놓고 해운대구가 실시한 주민의견 수렴이 보여주기용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일부 해운대구의원들도 감사원에 감사청구에 나서기로 해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28일 해운대구 등에 따르면 구는 최근 해운대관광리조트가 들어서는 중1동 지역의 주민들에게 '주택건설사업계획승인 신청에 따른 주민의견수렴 안내문'을 배포하고 주민센터 게시판에 안내문을 부착했다.
이는 '해운대구 건축 인ㆍ허가 행정예고제 운영 규정'에 따른 것으로 해운대관광리조트 사업 승인 전에 주민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서 시행됐다.
하지만 시민단체 등은 주민의견 수렴이 해운대관광리조트가 들어서는 중1동 주민에게만 의견을 묻고 있어 수렴 대상이 극히 제한적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해운대관광리조트가 들어서면 해운대구민 전체가 교통대란 등 직접적인 피해를 입게 되는 만큼 전체 구민들에게 의견 수렴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총 사업비 3조4,000억원이 투입되는 해운대관광리조트 사업은 중1동 6만5,934㎡ 부지에 108층 규모의 사계절 레저휴양복합타운 조성 사업. 완공되면 하루 3만명 이상의 유동인구가 발생하고 인근 도로 교통량도 시간 당 1,800대로 조사됐다. 이는 여름 휴가철 성수기와 맞먹는 차량이 1년 내내 몰린다는 의미로 해운대가 극심한 교통체증으로 몸살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해운대관광리조트가 들어서면 중1동 주민들만이 아니라 해운대구 주민 모두가 교통대란 등 직접적인 피해를 입게 된다"며 "의견수렴 대상을 중1동으로만 제한한 것은 형식적인 행정의 표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구가 사업 승인을 강행하기 위해 눈가림식으로 주민의견을 실시한 것이 아니냐"고 되물었다.
일부 해운대구의원들도 해운대관광리조트 사업과 관련, 부산시와 부산도시공사를 상대로 감사원 감사를 청구할 예정이다.
해운대구의회는 지난 20일 의원 전체 명의로 해운대관광리조트 민간사업자인 ㈜엘시티PFV측에 리조트 건립 후 발생할 수 있는 교통문제에 대한 대책을 내놓을 것을 요구하며 사업 승인 전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감사원에 감사청구를 하겠다고 밝혔다.
해운대구의원은 지난 24일 허남식 부산시장을 찾아 면담을 가졌지만 만족할만한 답을 얻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해운대구의원은 "시장이 교통대책과 관련, 비용 부담자나 시기 등 구체적인 사안에 명확한 답을 하지 않고 원론적인 답변만 했다"며 "지금까지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어 감사청구에 나설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감사청구 내용은 교통영향평가와 환경영향평가에 대한 적절성 여부 등이 담길 예정이다. 이와 함께 해운대구의회는 부산도시공사와 ㈜엘시티PFV, 해운대구 측에 공청회 개최를 공식 요구할 방침이다.
한편 해운대구는 "의견수렴 제도는 법령에 규정돼 있지 않지만 건축공사 시 발생할 수 있는 분쟁을 예방하고 주민들에게 사업을 알리기 위해 구에서 시행하고 있는 제도"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