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의 재정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16개 광역자치단체가 오는 2013년까지 35조원 규모의 지방채를 발행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광역자치단체별로 각종 지역사업을 비롯해 사회복지 분야 예산 등이 급격히 늘어나고 부족한 재정을 충당하기 위해 지방채 발행을 대폭 늘렸기 때문이다. 17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김성식 한나라당 의원이 16개 광역자치단체에서 제출 받은 '16개 광역자치단체별 발행 전망'에 따르면 2013년까지 35조7,211억원의 지방채 발행 계획을 갖고 있다. 수도인 서울시가 6조4,265억원으로 가장 많은 지방채 발행계획을 세우고 있다. 다음으로 인천시가 5조1,087억원, 경기도가 4조6,279억원, 부산시가 4조1,785억원, 대구시가 2조9,997억원, 경상남도가 1조9,814억원순으로 지방채 발행계획을 갖고 있다. 지방채 발행 규모가 증가하는 배경에는 경제부진과 국고보조사업의 지방이양, 대규모 감세정책을 꼽을 수 있다. 우선 지자체들이 경기부진에 따른 경기진작 사업을 늘리면서 예산규모가 확대되고 이에 따라 재정 충당을 위한 지방채 발행을 늘리고 있는 것이다. 2005년 16개 광역자치단체의 예산 규모가 115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156조7,000억원으로 대폭 늘었다. 또 2005년부터 국가보조 사업이 지방으로 이전되면서 지방비에서 차지하는 국가보조 사업 비중이 증가 추세로 돌아섰다. 2004년에 56%대에 불과했던 것이 2009년 72%대로 확대됐다. 특히 정부의 대규모 감세정책에 따라 국세의 19.24%와 종합부동산세에 따른 부동산교부세를 통해 배정 받았던 지방교부액이 지난해만 2조4,000억원 감소했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2010~2012년 매년 약 4조 규모로 3년간 12조5,000억원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의원은 "지자체들이 재정 건전성이 매년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부족한 재정을 메우기 위해 지방채 발행을 급격히 늘려가고 있다"면서 "지자체들의 재정건전성이 크게 악화되면 결국 중앙부처가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이제라도 지방채 발행에 대한 중앙부처의 통제나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재는 지자체들은 지방채 발행에 대해 중앙부처 통제를 전혀 받지 않은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