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성폭행 현장서 '셀카' 항소심서 무죄 증거로

서울고법 형사11부(부장 강형주)는 소속 연예인 A씨를 수 차례 성폭행한 혐의(강간)로 구속기소된 바이올리니스트 유진박의 전 매니저 김모(48)씨에게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김씨가 A씨를 성폭행해 상해를 입힌 혐의(강간치상)에 대해서도 원심과 달리 공소기각했다. 피해자의 진술을 신뢰한 1심과 달리 항소심 재판부가 이를 모두 배척한 결과다. 다만 A씨에게 “유진박을 용서하는 한이 있어도 넌 절대 용서 못 한다. 넌 내 노예다”라고 협박하며 ‘노예계약서’를 쓰게 하고, 방송 출연을 미끼로 가수지망생에게 5,000만원을 편취한 혐의(사기)는 원심과 같이 유죄를 인정해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우선 2007년 지방공연 당시 머문 호텔에서 김씨에게 성폭행을 당해 상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A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당시 강간현장에서 ‘셀카’를 찍은 A씨의 행동은 일생일대의 충격적 사건을 겪은 후의 행동으로 보기 어렵다”며 “강간치상죄 대신 친고죄인 강간죄를 적용하더라도 ‘범인을 알게 된 날로부터 1년’이 지난 시점에 고소가 제기돼 부적법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A씨가 2009년 6월 고소하기 전에도 김씨와 수 차례 성관계를 가진 점, 성관계 전 쇼핑하면서 김씨가 계산하고 A씨의 카드에 포인트를 적립한 점, 성관계 후 김씨가 A씨를 항상 데려다 주고 귀가 중에는 서로 문자를 주고받기도 한 점 등을 종합할 때 합의하에 성관계를 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있다”고 무죄 이유를 밝혔다. 앞서 1심은 “A씨가 어린 나이라 주변에 연예인 활동을 자랑하고 싶었을 것이고, 매일 셀카를 찍는 습관이 있는 점을 감안할 때 현장에서 셀카를 찍은 행위만으로 A씨의 진술을 의심할 수는 없다”며 김씨의 강간치상죄 등을 인정했다. 한편 김씨는 지난해 유진박을 폭행ㆍ감금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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