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툰부대 내년말 완전 철수
파병 1년 연장…병력도 절반으로 줄여 600여명 유지계획안 내일 국무회의 상정…일부 의원·시민단체 반발 진통 클듯
임웅재기자 jaelim@sed.co.kr
정부는 이라크에 파병된 자이툰부대를 내년 말 완전 철군시키되 현재 1,200여명 수준인 병력을 절반 규모로 줄이기로 최종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21일 "정부는 자이툰부대의 철군시기를 올해 말에서 내년 말로 조정하되 병력을 600여명 규모로 줄이기로 했다"며 "이런 내용을 임무종결계획서에 담아 23일 국무회의에 상정하고 국회에 보고할 계획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정부가 자이툰부대의 '파병연장'이라는 표현 대신 '철군시기 조정'이라고 명시한 것은 지난해 국회에서 파병연장동의안을 처리할 때 임무종결 시점을 올해 말로 제시했기 때문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내년 말 무조건 철군=임무종결계획서에는 '철군시기를 내년 말로 조정한다'는 문구가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자이툰부대 파병연장을 요청한 미국과의 동맹관계, 향후 이라크 재건사업 수주 등을 고려해 철군시기를 늦추기로 했지만 내년 말까지는 무조건 철군시키겠다는 점을 기정사실화해 파병연장 반대파를 설득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이라크 종파간 갈등의 핵인 석유수익 배분을 둘러싼 협의가 최종 단계에 있어 내년에는 정정이 안정돼 한국 기업의 현지 재건사업 참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점도 철군시기 연장결정의 한 요인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우리가 철군을 미루는 것은 북핵 및 한미관계도 고려했지만 내년께 이라크 종파간 분쟁이 소강상태로 접어들 가능성이 있어 재건사업 프로젝트가 많이 나올 것이란 점도 감안했다"며 "우리 군대가 그곳에 없으면 참여하기 어렵다는 점이 철군시기 조정에 크게 고려됐다"고 말했다.
◇김효석 신당 대표 "파병연장 반대"=현재 1,200여명인 병력규모를 600여명으로 줄이는 것과 관련, 군 당국과 청와대 등 관련부처 내에서는 의견이 크게 엇갈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들은 900여명 이하로는 임무수행이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은 반면 청와대 등에서는 병력을 절반가량 줄여야 국민들을 설득할 수 있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병력을 절반가량 줄여야 한다는 논리는 자이툰 파병이 경제적인 실익으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는 데서 비롯됐다. 3,200여건의 이라크 재건공사 가운데 한국이 수주한 것이 한 건도 없고 자이툰 주둔지인 아르빌의 공군기지 포장공사조차 터키가 수주하는 등 파병에 따른 실익이 없다는 것이다.
한편 정부의 이 같은 자이툰부대 파병연장 방침에 대해 적잖은 국회의원들과 시민단체 등이 크게 반발하고 있어 국회의 동의안 처리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김효석 대통합민주신당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자이툰부대 파병연장에 동의할 수 없다. 정부가 미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감축안을 내놓은 것으로 보이지만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최재성 원내부대표도 "지난해 국회가 파병연장안에 동의할 때 정부가 올해 안으로 국회에 철군계획서를 제출하는 조건이었기 때문에 파병연장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7/10/21 17: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