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4년가량 사용한 중고자판기가 IMF(국제통화기금)시대를 맞아 뜨고 있다. 아이템도 커피에 국한되지 않고 피자·복권·담배등 다양화하는 추세다. 옛날 같으면 허름한 건물 한켠에 자리잡고 먼지투성이의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였던 중고 자판기들이 국제통화기금(IMF) 한파 속에 뭔가를 하고 싶어도 자금이 넉넉치 않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기 때문이다.
중고도 중고(中古)나름이지 목욕하고 때깔내고 일부 핵심부품만 교환하면 신제품이 부럽지 않다. 신제품은 300만~600만원에 달하지만 중고자판기는 절반값에 불과하다. 아이템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보통 150만원선이면 충분하다. 다만 스티커사진처럼 고급부품과 복잡한 기능이 요구되는 자판기는 신제품 가격이 1,000만원대에 이르며 중고품일지라도 600만원 정도 줘야 한다.자판기 운영사업을 시작하려는 사람은 아이템별로 가격대가 어떻게 이루어져 있는 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자판기조합에 따르면 대형 유통업체들은 지난해 월평균 20대의 중고자판기를 판매했는데 올들어선 100%이상 늘어난 50대이상의 중고자판기를 공급하고 있다. 큰 돈이 들어가지 않으면서도 웬만한 점포 못지 않은 수입을 올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입맛을 당기기 때문이다. 반면 신제품은 작년대비 30~50%가량 판매량이 급격히 감소했다. IMF 충격이 자판기 운영업자들의 소비행태까지 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중고 커피자판기 사업의 경우 전문기술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물과 커피·설탕·프림등 원료만 매일 교환하면 돼 부부가 함께 할 수 있다. 자판기 10대 정도면 별도의 영업사원을 둘 필요도 없다.
그러면 초기자본은 얼마쯤이면 될까. 먼저 신제품과 중고자판기 가격을 알아보자. 커피자판기의 경우 신제품은 300만원정도이며 구조가 약간 복잡한 커피·캔복합형은 400만원대이다. 사용연수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중고품은 신형보다 가격이 50~60% 저렴하다. 평균 150만원선이라고 보면 큰 무리가 없으며 사용연수가 3년이상인 B급이면 100만원, 5년이상인 C급은 60만원이다. 사용연수가 길면 수리비와 부품교체비가 만만치 않기 때문에 150만원대의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경제적이라고 볼 수 있다.
커피를 비롯해 피자·복권·가그린등 다양한 아이템의 중고품에 도색과 세척을 하고 온수기능밸브·누수방지장치등 몇가지 부품을 교환해 사용연수 1년정도의 A급으로 만드는 것을 오브홀이라고 하는데 이 과정에 약 30만원의 추가비용이 든다. 이는 운영업자가 선택할 사항이다. 구입가격은 커피나 다른 아이템이나 큰 차이는 없기 때문에 커피를 기준으로 생각하면 된다.
그러면 몇대를 구입해 설치할까. 대명자동판매기 이수남(李壽男)사장은 사업경험이 부족한 초보자들은 너무 욕심부리지 말고 10대정도의 자판기를 운영해 보는 게 좋다고 말한다. 대형업체는 4,000~5,000대, 중소업체들도 20~100대의 자판기를 취급하고 있으나 초보자들은 10대정도가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자판기 판매만 10년이상 해 온 李사장 말대로 10대의 중고자판기를 운영하고자 하는 소비자는 기계구입비로 1,500만원정도만 마련하면 된다.
그러나 판매대리점·재료판매상과 자판기 설치계약을 맺을 경우 대당 70만원의 수고비를 내야한다. 보통 3~4개는 자신이 직접 확보한 로케이션(자판기 설치위치)을 이용하고 나머지 6~7개는 이들 업체와 계약을 하게 된다. 계약기간은 3년.
마지막으로 커피·설탕·프림등 재료비 10만원을 부담하면 초기비용은 약 2,000만원이 되는 셈이다. 【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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