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병원 가정의학과 제구실 못한다
대한가정의학회 "외래환자 유치창구 전락"
일부 대형병원에서 1차 진료가 허용되는 가정의학과가 제구실을 못하고 외래환자를 유치하는 창구로 전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사실은 최근 대한가정의학회가 가정의학과를 개설한 전국 38개 3차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작년 7∼11월 사이 타과 의뢰율을 조사, 보건복지부에 보고한 결과에서 드러났다.
12일 대한가정의학회에 따르면 이 조사에서 학회가 권고하는 `타과 의뢰율 10%미만 유지'를 지키지 않은 병원이 8곳(24%)이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C병원은 조사기간 중 전체 가정의학과 외래환자 4,260명 가운데 64%인 2,727명을 타과에 의뢰한 것으로 조사돼 타과 의뢰율이 가장 높았다.
H병원은 4,570명의 외래환자 가운데 2,021명(44.2%)을 다른 진료과로 보냈다.
B병원(29.6%), 또 다른 B병원(22.6%)이 그 뒤를 이었고, 국립병원인 J병원도 타과 의뢰율이 18.4%나 됐다.
타과 의뢰율이란 가정의학과에서 진료한 환자를 병원 내 다른 과에 의뢰, 재진료토록 한 비율을 말한다.
정부는 의료전달체계 개선을 위해 지난해 2월 3차 의료기관의 1단계 진료를 전면 금지하는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기준 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면서 가정의학과와 재활의학과 등 일부 과에 한해 예전처럼 1차 진료를 허용했다.
정부는 그러나 대형병원의 환자 집중현상이 가속화된다는 개원의들의 비판을 의식해 학회에서 타과 의뢰율이 높은 병원을 자체적으로 제재하도록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