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남미 최대 산유국인 베네수엘라에 200억 달러를 지원키로 했다. 대가는 물론 석유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이 베네수엘라의 사회기반시설(SOC) 건설에 200억 달러를 지원키로 했다고 19일 보도했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중국이 지원해 준 자금은 고속도로 등을 건설하는 데 쓰일 것"이라고 밝혔다. 양국은 또 베네수엘라의 발전소 건설 등 6개의 에너지 관련 협정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베스 대통령은 원래 이 같은 내용을 논의하기 위해 베네수엘라에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을 갖기로 했지만, 후 주석이 중국 칭하이(靑海)성 지진현장을 방문하면서 대신 파견된 중국측 대표단과 서명식만 가졌다. 차베스 대통령은 "후 주석과 중국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로써 중국은 베네수엘라와의 에너지 협력관계를 좀더 튼튼히 다지게 됐다. 중국은 수년간 80억 달러 가량을 베네수엘라에 지원해 왔으며, 덕분에 일일 46만 배럴 가량의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안정적으로 수입할 수 있었다. 지난해 12월에는 중국의 국영 석유기업인 시노코가 베네수엘라 동부 오리노코 해안에서 하루 40만 배럴을 생산할 수 있는 대규모 탐사 프로젝트를 시작한 바 있다.
남미의 대표적인 반미주의자인 차베스 대통령은 미국과 유럽에 치우친 원유 판로를 다양화하겠다는 의도로 중국과의 협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2007년 차베스 대통령의 연임이 결정된 이후 석유기업을 국영화하고 엑손모빌 등 미국계 석유 메이저들을 내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