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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물급 할리우드 영화 제작자가 부산 영도구의 고등학생 영화학도들을 만났다.
이 거물급 제작자는 '영화의 도시' 부산의 인력 양성 현황과 교육 시스템 등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려고 부산을 방문했다.
소니픽처스(옛 콜롬비아 트라이스타픽처스) 제작 부문 사장 출신인 크리스토퍼 리는 10일 오전9시30분부터 11시까지 부산 영도구 신선동 부산영상예술고등학교를 찾아 촬영실습실과 스튜디오실 등을 둘러본 뒤 영화학도들을 만났다.
중국계 미국인인 그는 영화 '제리 맥과이어'와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수퍼맨 리턴즈' '발키리' 등에서 총괄 프로듀서로 활약하는 등 수많은 흥행작을 남겼다.
그는 또 미디어 산업에서 전문적인 인력을 양성하고자 미국 하와이주립대의 크리에이티브미디어아카데미(ACM)를 설립하기도 했다.
크리스토퍼 리는 간담회 자리에서 호기심 어린 한 영화학도의 "할리우드에서 성공한 비결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초등학생 시절 아버지가 사준 8㎜ 카메라로 가족을 등장인물로 촬영한 후부터 영화에 대한 꿈을 가졌다"며 "영화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성공 비결"이라고 답했다.
그는 "물론 재능도 있어야 하겠지만 자신을 믿고 열심히 하다 보면 운도 저절로 따라온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동양인도 할리우드에서 연기를 배울 수 있나"라는 질문에 크리스토퍼 리는 "한국계 연기자들이 할리우드 오디션에 많이 지원하는 추세이고 실제로 배우 이병헌도 영화 '지아이조'에 출연하는 등 활동하는 감독·제작자·배우들이 많다"면서 "다만 영어 능력은 필수"라고 말했다.
크리스토퍼 리는 "세계의 공감을 이끌어낸 한국 영화가 많은데 한국에서 태어난 것은 축복"이라면서 "먼저 자신에게 솔직하고 진실 된 내용의 시나리오를 쓰고 그 속에서 교훈이나 깨닫는 지점이 있다면 충분히 흥행 가능성이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영화를 꿈꾸는 사람들은 처음에 누구나 감독이 되기를 원하지만 고등학교 때부터 작가·스태프·제작 등 많은 분야를 경험하면서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것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젊은 미디어 인력 양성에 관심이 많은 크리스토퍼 리는 특히 "할리우드에 비해 하와이는 영화 인력이 많이 부족한 상태"라며 "인턴십 등 부산영상예술고와의 인연이 계속 이어져 함께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연균 부산영상예술고 교장은 "이번 크리스토퍼 리의 방문을 통해 영상예술고 학생들은 영화 전문인이 되는 실질적인 동기를 부여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크리스토퍼 리는 지난 9일 동명대에서 특강을 하고 슈퍼컴퓨팅융합응용센터에서 시설 활용 등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