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동십자각] 남북 오가는 열차를 보고싶다

지난 2006년 5월25일. 반세기 넘게 끊어졌던 남북철도 구간에 열차를 시험운행하기로 한 날. 국민 모두는 남북철도 연결과 이후 새로워질 남북관계를 그려보며 열차 시험운행이 이뤄질 그날을 학수고대했다. 그러나 D데이 하루 전날 북측은 북한 군부의 반대를 이유로 열차 시험운행을 무기 연기했다. 북한은 이로써 세 번째 약속마저 어겼다. 경의선과 동해선 남북철도 연결구간에서 열차 시험운행을 준비하던 남측 관계자와 감격적 순간을 기대했던 국민들은 다시 한번 뒤통수를 맞고 말았다. 이렇게 남북철도 연결에 대한 기대와 희망은 한순간 사라졌고 국민들은 언제 남북철도가 이어질 수 있을지 의구심만 품은 채 남북철도 연결에 대한 기대를 놓아버렸다. 그리고 1년이 지나 남북은 또다시 열차 시험운행에 합의했다. D데이는 오는 2007년 5월17일. 그런데 어쩐 일인지 국민들은 남북의 이 같은 합의발표에 대해 기대에 앞서 다시금 속는 게 아니냐는 생각이 앞선다. 열차 시험운행의 열쇠라 할 수 있는 군사보장조치에 대한 북측의 확약이 없다는 점은 불신을 더욱 높인다. 만일 다음달 17일 경의선과 동해선에서 열차 시험운행이 이뤄진다 해도 단지 1회성에 그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많다. 북측이 남측으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기 위해 열차 시험운행이라는 모양새만 갖추는 게 아니냐는 염려에서다. 남북철도 연결은 남북한의 경제발전에 중대한 전기를 마련해줄 것이 틀림없다. 남북의 물자 및 인적교류가 확대되고 나아가 시베리아횡단철도(TSR) 및 중국횡단철도(TCR)와 연결돼 유럽까지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 또 한반도가 동북아 물류중심 국가로 부상하는 데 결정적 도움을 주게 된다. 북한 입장에서 또한 철도연결은 개성공단 개발을 가속화하는 동시에 금강산 육로관광을 활성화하고 남북의 물자교류를 확대하는 등 경제회생에 도움이 될 것이 분명하다. 남북철도를 연결하는 공사가 마무리된 것은 2005년 12월. 철도 연결공사가 완료된 지 1년4개월이 지난 지금, 경의선과 동해선은 불구상태 그대로다. 남북철도 분단은 남북 모두에 마이너스다. 남북철도 연결은 남북이 상생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라는 점에서 북한의 합의이행이 절실하다. 다음달 17일 경의선과 동해선 남북구간을 열차가 힘차게 달릴 수 있기를 기원해본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