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현대차 울산3공장 '희한한 몽니'

"제네시스 쿠페 물량 안주면 특근 안해"<br>현재 물량 넘치는데도 "더 달라" 작업거부 초유사태 직면<br>타공장선 "우린 일감 아예 없는데···" 勞勞갈등 심화


‘제네시스 쿠페 물량을 주지 않으면 특근을 안하겠다.’ 라인별 물량확보 경쟁으로 ‘한 지붕 따로 국밥’이라는 질타를 받아온 현대자동차 노조가 급기야 물량배정 불만으로 작업을 거부하는 초유의 사태에 직면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울산 3공장은 최근 사측이 울산 4공장에 제네시스 쿠페(프로젝트명 BK) 생산라인을 설치하기 위한 생산합리화공사에 착수하자 5ㆍ6일 특근을 거부하기로 결정했다. 특근 거부의 이유는 지난해 노사 간에 합의했던 BK의 울산 3ㆍ4공장 공동생산 약속을 사측이 일방적으로 파기했다는 것. 아반떼와 i30 등 이른바 ‘잘나가는 차종’을 생산하고 있는 3공장은 일감이 넘쳐나는데도 불구하고 신차인 BK의 물량을 달라고 요구하며 집단행동에 나선 것이다. 사측은 BK 공동생산 합의에 대해 ‘합의사항에 예외조항을 두고 있으므로 3공장의 주장은 억지’라는 입장이다. 지난해 2월 공동생산에 합의한 뒤 같은 해 7월에는 기존 합의사항에 ‘고용이나 물량에 현저한 변화가 발생했을 때 노사 간의 성실한 협의를 추진한다’는 내용의 단서를 달았으므로 4공장에 전체 물량을 배정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3공장에 BK 물량의 일부를 배정할 경우 라인을 세우고 새로운 생산설비를 갖춰야 하는 만큼 막대한 생산차질이 예상된다”면서 “3공장의 요구는 현실적으로 무리”라고 설명했다. 현재 3공장은 물량이 넘쳐 매일 잔업에다 주말마다 특근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아반떼는 수출오더를 맞추지 못해 주문을 받고도 출고하지 못한 차량이 2만3,000대에 이르고 있고 i30도 판매호조로 출고가 지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감이 적어 특근은 물론 잔업조차 할 수 없는 1공장이나 5년째 일감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5공장 등 현대차 내 다른 공장 노조원들은 3공장의 특근 거부를 강하게 비난했다. 실제로 이날 노조게시판에는 ‘참 세상 불공평하다’ ‘어떤 공장은 특근해달라고 투쟁하고 어떤 공장은 차 만들 게 넘쳐 있어도 합의 안 지킨다고 투쟁하니’ ‘일해서 돈 벌고 싶어도 못하는 공장이 있고 물량이 남아도 안하는 공장이 있고’ 등 3공장의 결정을 질타하는 글이 줄을 이었다. 회사 측은 3공장 노조 주장의 불합리성을 지적하면서도 혹시나 노노 갈등으로 생산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지난달 초 1공장이 근무시간 축소에 불만을 품고 부분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3공장이 주말에 특근을 하지 않으면 1,500대의 생산차질을 빚게 된다”면서 “노노 갈등이 타 공장으로 번지지나 않을까 걱정하며 예의주시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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