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사회공헌 양과 질 모두 불합격"...사회적 책임 이행 방향전환 필요 정부의 서민금융정책 방향은 옳다. 그러나 금융사들이 자율적으로 나서게끔 해야 한다.' '금융사들의 사회공헌활동이 생색내기에 불과하다.' 서울경제신문이 지난 10월25일부터 이달 3일까지 주요 금융기관 및 비금융사 직장인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얻은 결론이다.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나날이 확대되고 있는 은행의 사회적 책임 이행 방안에 대한 근본적인 방향전환이 요구되고 있는 셈이다. 이번 설문에 응한 직장인 중 78.7%는 '은행 및 금융지주사들이 정부나 여론을 의식해 마지못해 사회공헌활동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금융사들의 사회공헌활동 효과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부의 양극화 해소와 무관하거나 별 도움이 안 된다고 답한 응답자가 절반을 넘은 57.2%에 달했다. 대형 은행과 은행계 지주사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사회봉사활동이나 관련 재원 출연에 나서고 있다는 보도자료를 내고 있지만 대중에게는 큰 감동을 주지 못한 셈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번 설문에 참여한 직장인 중 금융기관 종사자(설문대상 250명)들도 비금융사 직장인들과 의견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것이다. 주로 은행ㆍ보험사ㆍ카드사 등에 소속된 이들 금융기관 종사자 중 무려 64.8%가 은행 및 금융지주사들이 마지못해 사회공헌활동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금융사들의 사회공헌활동이 양극화 해소에 별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64%가 '사회공헌기금의 규모가 부족하고 생색내기에 그쳐서'라고 분석했다. '사회공헌기금은 충분하지만 이를 활용할 프로그램이 충분하지 않거나 지속적이지 않아서'라는 의견도 응답자의 22.5%를 차지했다. 한마디로 금융사들의 소외계층 지원 재원과 콘텐츠 모두 아직 미흡하다는 게 직장인들의 냉정한 평가다. 민간의 자발적 참여가 아닌 정부가 은행들의 서민지원을 강압하는 데 대해서는 대다수 직장인들이 우려감을 표시했다. 이번 설문에서 직장인들은 은행의 서민지원 강화를 요청하는 정부에 대해 '방향은 맞지만 그 정도가 지나치다(응답자 중 49.8%)' '정부가 해야 할 서민지원책을 은행에 떠넘기고 있다(28.8%)'고 지적했다. 이중 정부가 은행에 서민지원책을 떠넘기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의 절반가량은 '정부의 서민정책 실패 책임을 시장에 전기하기 위해서(45.4%)'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정부 예산만으로는 부의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를 느껴서'라는 의견도 38.2%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