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기다리는 박영훈

제3보(29~51)

흑29 이하 39까지는 필연. 흑은 두터운 외세를 얻었고 백은 선수로 미생마를 수습했으니 쌍방이 별로 불만이 없다. 백40은 이런 정도. 가에 뛰어드는 수단도 생각해볼 수는 있지만 지금은 우변에 흑의 세력이 형성되어 있는 마당이므로 결행하기가 겁난다. 흑51은 일관성있게 중앙 방면의 두터움을 지향하겠다는 수. 참고도의 흑1로 두는 것은 실리로는 이득이지만 백을 쉽게 안정시켜 주어 불만이라는 것이 박영훈의 판단이다. 검토실에서는 몇몇 기사들이 둘러앉아 이 바둑의 진행을 살피고 있었다. “박영훈의 바둑은 구경하는 재미가 별로 없어.” “맞아. 웬만해선 칼을 뽑지를 않기 때문일 거야.” “그럴 수밖에. 박영훈이 늘 생각하는 것은 균형과 타협이야. 불리하다는 결론이 확실히 나지 않는 한 조용히 기다릴 뿐이지.” 이때까지만 해도 곧 일어나게 될 혈투의 조짐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검토실의 얘기를 엿듣기라도 한 것처럼 박영훈은 과감하게 이창호의 대마를 사냥하겠다고 나섰으며 그 사냥에서 멋진 성공을 거두게 되는데…. /노승일ㆍ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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