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철강회사들의 합병을 통한 대형화에 다시 시동이 걸렸다.
네덜란드의 철강재벌인 LNM그룹은 25일 자회사인 이스팟(Ispat)과 LNM홀딩스를 합병한 후 미국 인터내셔널스틸그룹(ISG)을 인수, 세계 최대의 철강업체인 미탈스틸을 출범시킬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이스팟은 LNM홀딩스의 지분을 133억달러에 매입한 후 윌버 로스가 소유하고 있는 ISG를 45억달러에 인수할 방침이다.
미탈스틸의 탄생은 최근 대형화에 주력하고 있는 세계 철강업계의 판도를 바꿔놓을 것으로 보인다. 미탈스탈은 네덜란드 로테르담에 본사를 둘 예정이다.
미탈스틸은 14개국에 지사를 두고 연간 7,000만톤의 생산해 315억달러의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합병회사의 고용인원은 16만5,000명에 이른다.
이는 지난 2001년 프랑스의 유지노, 룩셈부르크의 아르베드, 스페인의 아세랄리아 등 당시 유럽 주요 철강업체간 컨소시엄으로 탄생한 현재 세계 최대 생산업체인 아르셀로(본사 룩셈부르크 소재)의 생산량 4,280만톤(2003년 기준)보다 63%나 많은 것이다.
특히 인도계 영국인인 락시미 미탈 회장은 연간 생산량 1억톤 규모의 대형철강회사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혀 수년내 생산량 3,000만톤 규모의 철강업체에 대한 추가합병이 이루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00~2001년 공급과잉과 출혈경쟁으로 고전하던 세계 철강업계가 생존을 위해 합종연횡을 전개했다면 이번 합병은 최근 원자재가격의 고공행진을 바탕으로 자금력을 확보한 철강업체들이 가격협상력을 높이고 규모의 경제를 이루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미탈그룹이 앞으로 원자재시장에서 철강과 코크스 등의 가격형성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미탈그룹은 또 미국의 ISG를 인수함으로써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세계 자동차용 강판(flat-rolled steel) 수요의 약 40%를 소비하는 자동차 대국이다.
이 때문에 철강업체들은 미국 시장 진출에 사활을 걸고 있다. 그동안 미국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합병과 제휴에 적극적이었던 유럽과 일본 등의 다른 대형 철강업체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