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싸워야 산다

제2보(18~36)


제2회 한중천원전 제1국은 서울의 운현궁에서 열렸다. 이번 원정길에는 특별히 창하오의 어머니가 관광차 동행했다. 제1국은 창하오의 백번이었는데 이창호는 서반 포석에서 최근에 실험되고 있는 패턴 하나를 펼쳤다. 승부를 다투는 분위기보다는 함께 검토연구를 하는 것 같았다. 그 바둑을 창하오는 무력하게 패했다. 이창호의 대마 하나를 패로 잡았지만 이창호는 패를 양보하고 큰끝내기 두 곳을 해버렸는데 그것으로 10집 이상 차이가 나고 말았던 것이다. ‘집짓기 경쟁으로 무조건 필패. 싸움뿐이다. 싸워야 산다.’ 이렇게 작심을 한 창하오는 제2국에서 그것을 실천할 결심을 했다. 백20은 이곳에서 꼭 선수를 뽑아야겠다는 행마라고 볼 수 있다. 참고도의 백1이 보통이지만 그것이면 흑은 2 이하 10을 선수로 두고나서 12로 벌릴 것이 뻔하다. 흑25로 움직인 것은 애초의 결심대로 싸움을 주문한 것. 33, 35를 연타하여 흑이 일단 기선제압에 성공한 모습이다. 백34를 게을리하면 그대로 축에 걸린다. /노승일ㆍ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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