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펜클럽 종신 부회장이자 학교법인 계원학원 이사장을 지낸 원로 수필가 벽강 전숙희씨(璧江 田淑禧)가 1일 오전 8시 경기도 성남시 분당 서울대병원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1세.
강원도 통천군에서 태어난 고인은 1938년 이화여자전문학교를 졸업하고 1939년 단편소설 ‘시골로 가는 노파’로 등단한 후 ‘탕자의 변’, ‘PEN이야기’ 등 다수의 수필집을 냈다. 2007년 자전 에세이 ‘가족과 문우 속에서 나의 삶은 따뜻했네’(정우사 펴냄)를 출간하는 등 최근까지 왕성한 작품활동을 해왔다.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회장(1983~1991)을 지낸 고인은 한국문학을 해외에 알리고자 노력했으며 1988년에는 서울에서 국제펜대회를 개최한 공로를 인정받아 1991년 파리에서 열린 국제펜중앙위원회에서 국제 종신 부회장으로 선임됐다. 대한민국 예술원상, 독일 괴테문화훈장, 러시아 푸슈킨 문화훈장을 비롯해 은관문화훈장(2005) 등 다수를 수상했다.
문학과 교육사업에도 힘을 쏟은 고인은 동생인 고(故) 전락원 전 파라다이스그룹 회장과 함께 1993년 계원예술고교ㆍ계원디자인예술대학 등 계원학원을 설립했으며 1997년에는 한국 최초의 현대문학 자료관인 동서문학관(현 한국현대문학관)을 개관했다.
유족으로는 아들 강영국(재미)ㆍ영진씨(한국현대문학관 관장), 딸 은엽(미술가)ㆍ은영씨(미술가)가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층 30호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5일 오전 8시. (02)3010-2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