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하나된 우리 사랑을 읽다

■ 내일 '부부의날' 볼만한 두 권의 책

● '우리들의 파리가 생각나요'

김환기 화백·김향안의 삶과 예술 그려

● '아벨라르와 엘로이즈'

佛철학자 아벨라르의 운명적 사랑 담아

김환기 화백과 김향안 여사가 프랑스 파리 거리를 걷고 있다. /사진제공=환기미술관

夫婦. 결혼한 한 쌍의 남녀를 말한다. 사랑으로 맺어졌지만, 사랑이란 감정은 일상 속에서 서서히 사라져 가기도 간다. 삶의 무게, 익숙함 등으로. 5월 21일은 부부의 날이다. 여기 두 편의 사랑 이야기가 있다. 타인의 사랑을 읽으며 둘이 하나가 된다는 의미를 되새겨보는 것은 어떨까.

"사람 하나 사라졌을 뿐인데 우주가 텅 빈 것 같았다." 남편 김환기 화백을 잃은 김향안은 파리에서의 생활을 이렇게 표현했다.


'우리들의 파리가 생각나요(정현주 지음, 예경 펴냄)'는 김환기 화백과 김향안의 삶과 예술을 통해 사랑 그 자체에 대한 의미를 그린 에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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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김환기 부부에게서 세기의 지성이자 세기의 연인으로 평가 받는 장 폴 사르트르와 시몬 드 보부아르를 발견한다. 추상화의 선구자이자 한국의 피카소로 불린 김환기 화백은 아내 김향안의 작품이다. 그 만큼 아내의 역할은 절대적이었다.

천재 시인 이상의 아내였던 김향안은 이상이 병으로 사망한 후 김환기 화백을 만나게 된다. 이 당시 김환기 화백은 이혼남이었으며 자녀는 셋이나 됐다.

그러나 서로에게 반한 둘은 이내 결혼을 약속했다. '우리 가문에서는 재혼을 허락할 수 없다'고 하자 김향안은 본인의 원래 성(변)과 이름(동림)을 모두 버리고 김환기 화백에게 간다. 감성적인 사랑만 한 것은 아니었다. 향안은 한국전쟁이 끝난 1953년 본인의 미술세계를 확장하지 못하고 고민하는 남편에게 프랑스로 가자고 제안한다. 망설이던 남편을 위해 본인이 먼저 프랑스로 떠나 남편의 전시 준비까지 마친다. 문필가였던 향안은 남편을 위해 미술평론을 공부하기도 하는 등 남편의 꿈을 현실로 만들었다. 이런 향안을 환기는 믿고 의지했다. 함께 있음으로 두 사람의 세상과 사랑은 커지고 넓어졌다.

프랑스 철학자였던 아벨라르와 그의 제자였던 엘로이즈의 비극적인 사랑을 다룬 '아벨라르와 엘로이즈(정봉구 지음, 을유문화사 펴냄)' 역시 부부 간의 사랑을 다룬 책이다. 당시 39살이었던 아벨라르와 17세였던 엘로이즈는 사랑에 빠져 몰래 결혼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이들의 결혼 생활은 오래 가지 못했다. 엘로이즈의 집에서 결혼을 문제 삼았고, 아벨라르는 엘로이즈가 학대 당하는 것을 막기 위해 수녀원으로 피신 시킨다. 이후 아벨라르는 엘로이즈 집안에 의해 거세당한 후 수도사가 됐고, 엘로이즈는 수녀가 된다. 둘은 신분의 변화 속에도 편지를 주고 받으며 서로의 사랑을 이어가다 죽어서 같은 곳에 묻히며 하나가 됐다.


박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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