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진화하는 에셋 매니지먼트] <2> 황금알 낳는 퇴직연금



2011년 45조 시장 올보다 2배 성장…증권업계 유치 총력전 공기업에 다니는 직원 김모씨(43세)는 올 5월초 회사가 퇴직연금 제도를 도입하자 주저 없이 S증권사의 확정기여(DC)형 상품을 골랐다. S증권사가 퇴직연금 사업자로 선정되기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명회를 들으면서 증권사의 퇴직연금 상품이 우려에 비해 위험성이 높지 않은 데다 자산 관리에서의 전문성도 높다고 판단됐기 때문이다. 물가연동국채를 운용 자산으로 편입한 S사의 상품은 불과 5개월여만에 연 환산 수익률 13%를 기록하고 있다. 내년에는 퇴직연금시장이 일대 전환기를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연금 불입액에 대한 소득공제 한도가 400만원으로 확대되는데다 4인 이하 사업장까지 퇴직급여 지급이 의무화되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퇴직연금시장에서 은행ㆍ보험에 비해 뒤쳐진 후발 주자 이미지를 벗기 위해 자신들의 장점인 토털 자산 관리 서비스를 전면에 부각 시키며 적극적인 투자 유치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 2011년 퇴직연금 시장 45조원 규모로 늘 듯= 지난 8월말 현재 국내 퇴직연금사업자(은행ㆍ보험ㆍ증권) 53곳이 운용하고 있는 적립금 규모는 19조6,648억원. 하지만 퇴직 보험ㆍ신탁에 주어지던 세제 혜택이 올해로 폐지되면서 퇴직연금시장이 일대 전환기를 맞았다는 평가다. 금융감독원의 한 관계자는 “기존 퇴직보험ㆍ신탁의 효력 종료 등으로 올해 퇴직 연금 시장은 30조원 이상의 안정적 성장을 이룰 것”이라며 “특히 올 연말로 갈수록 대기업 계열사 및 공기업들의 제도 도입이 많아지면서 사업자간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내년부터 연금 불입액에 대한 소득 공제가 400만원(현행 300만원)으로 확대되고 4인 이하 사업장에도 퇴직급여 지급이 의무화되면서 내년도 퇴직연금시장은 최대 40조~45조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 규모가 올해보다 2배 이상 늘어나는 셈이다. ◇ 증권업계 저마다의 강점 내세우며 치열한 유치전=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종합 자산 관리 전문가로서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퇴직연금 유치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초 퇴직연금 부문의 사업 역량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외부 전문 인력을 대거 충원, 퇴직연금본부 인원을 60명에서 96명으로 크게 늘리고 조직도 기존 3부 1연구소에서 5부 1연구소 체제로 확대 개편했다. 특히 업계 최고 수준의 자산운용사 두 곳(한국투신운용, 밸류자산운용 )을 계열사로 두고 있는 점을 적극 활용해 가치ㆍ성장ㆍ안정형 등 다양한 투자 상품을 제공하며 사업자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증권 역시 종합 자산 관리서비스 회사로서의 확대된 상품 역량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예금과 펀드 등 기본 상품 외에 국공채와 회사채, 주가연계증권(ELS) 등 차별화된 상품을 잇따라 선보인 데 이어 보험과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사모펀드 등의 범주로 상품 공급을 더욱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머징 마켓’ 전문 투자자로서의 명성을 적극 살리고 있다. 실적 배당형 상품 투자의 경우 DBㆍDC형 모두 국내 및 이머징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는 것. 미래에셋 관계자는 “주식 등 실적배당형 상품을 편입한 자산배분 성과가 원리금 보장 위주의 투자 성과보다 우수한 상황”이라며 “특히 4년 이상 전체 가입 기업 수익률이 모두 플러스권에 머무는 등 장기 투자에 따른 양호한 성과가 유지되고 있다”고 전했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6월 11개 금융기관과 경쟁을 벌여 S회계법인의 DC형 사업자로 선정됐다. 사업자 선정에 까다롭기로 유명한 회계사들이 선택할 만큼 대신증권은 특유의 안정성을 장점으로 내세운다. 동양종금증권의 경우 올 9월 퇴직연금 전용 채권 매매 시스템을 오픈, 퇴직 연금 자산 운용에서 채권의 직접 투자가 가능해 졌다. 채권에서 우수한 능력을 발휘하고 있는 IB 분야의 강점을 십분 발휘해, 투자자별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데 뛰어난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신한금융투자는 국내 최대 금융그룹 중 하나인 신한금융그룹 내 계열사로서의 장점을 부각시킨다는 전략이다. 증권매매 IB서비스, 자산운용과 은행, 카드, 보험, 캐피털 등 금융과 관련된 모든 서비스를 원스톱(One-stop)으로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연금 관련법 개정안 처리 서둘러야= 문제는 퇴직 연금 제도 개선안을 담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근퇴법) 개정안이 지난 2008년말 국회에 상정된 후 2년 가까이 표류하고 있다는 점이다. 개정안은 ▦기존 퇴직금의 중간 정산시 인출 요건 강화 ▦신설 기업의 퇴직연금 우선 가입 ▦근로자의 DBㆍDC형 동시 가입 허용 등을 주된 내용으로 담고 있다. 손성동 미래에셋퇴직연금연구소 실장은 “비정규직법 등 논란이 지속되면서 근퇴법은 사실상 국회의 관심 밖으로 밀려난 상황”이라며 “정책의 일관성 부재로 일선 기업들과 근로자, 연금 사업자들 모두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