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오염된 정치 공격나선 청소년들

록 뮤지컬 '모스키토'



청소년들이 정치에 나섰다. 야간자습 폐지, 촌지 금지 등을 주장하는 한국청소년 연맹(한청연)은 모스키토당을 설립하고 정치판에 뛰어들어 중고생들의 세몰이에 나선다. 기득권 정치 세력들의 정치자금마련을 위한 야합으로 고등학생들의 선거권 부여로 국가보조금을 노린 아이디어가 급기야 이들에게 참정권까지 줘버리고 마는 웃지 못할 일이 무대에 펼쳐진다. 내년 2월 6일까지 백암홀에서 펼쳐지는 록 뮤지컬 ‘모스키토’(학전ㆍ대표 김민기)의 줄거리. 공부와 성적 스트레스에 지친 학생들과 교사들의 일방적인 교육이 강요되는 호수고등학교에 3선 국회의원인 차대권의 정치경력에 이용당하는 딸 민주가 전학을 오면서 극은 시작된다. 학생들과 교사들의 갈등은 이미 도를 넘어섰고 하반신을 못쓰는 새로 온 친구 민주를 왕따시키는 것이 학교 분위기다. 자신들에게 정치 참여기회가 주어지자 한청연은 학생들의 천국을 만들겠다는 야무진 꿈을 꾸고 행동으로 옮긴다. 외국생활을 오래 한 민주는 인터넷에서 ‘수호천사’라는 ID로 한청연의 활동을 전 세계에 알리고 뒤늦게 민주에게 고마워하며 이들은 서로 친구가 된다. 하지만 세력이 커지자 기득권세력은 위협을 느끼며 이들의 활동을 무력으로 저지하고 만다. 극은 원칙은 없고 온갖 술수와 비리가 난무하는 정치 현상을 꼬집고 있다. 정치권이 배출한 오물에 의해 오염된 사회의 호수에서 모기떼가 돼 정치권을 공격할 수 밖에 없었던 학생들의 절규가 느껴진다. 학생들이 정치를 해도 기성 정치인보다 못할 것이 무엇이 있냐는 냉소에 기성 정치인들이 자신 있게 반론을 제기할 수 있을까. 이 작품은 전달하려는 내용이 직설적인 반면 시대적인 상황을 날카롭게 반영하지 못해 오히려 전체적인 작품의 분위기가 거칠다. 하지만 세계적인 작품이 된 김민기의 지하철 1호선이 그러했듯이 이 작품도 지속적인 관객들과의 의사소통을 통해 보완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