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현대차그룹 "현대건설 인수후 10兆 투자"

"건설·차·철강을 3대성장 축으로"<br>매년 20~30%씩 지속성장<br>수주·매출 10년내 6배로<br>계열사간 시너지 효과도 커<br>현대그룹 다소 감정적 견제엔 철저히 경제논리로 대응 의지


현대차그룹이 19일 제시한 현대건설 청사진은 인수 자체에 대한 강력한 의지는 물론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현대건설을 성장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까지 담겨 있다. 경쟁자인 현대그룹의 다소 감정적인 방식의 견제에 철저히 '경제 논리'로 대응하겠다는 의사를 보여준 것으로도 해석된다. ◇수주ㆍ매출 10년 만에 6배로=현대차그룹은 향후 10년 만에 현대건설의 수주와 매출 규모를 현재의 6배 안팎으로 성장시키겠다고 강조했다. 매년 20~30%씩 성장시킨다는'과감한' 포부를 밝힌 셈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현대건설을 4개 분야로 분류했다. 화공플랜트와 항만ㆍ준설 등 해양공간을 3대 핵심사업으로 선정했고 철도와 전기차, 신재생 에너지 플랜트 등은 5대 녹색사업으로 묶었다. 해외 시장도 다변화할 방침이다. 신흥시장에서 도요타를 추월한 추진력과 우월한 입지를 활용해 현대건설의 기존 핵심 사업 지역인 중동과 동남아는 물론 중남미와 독립국가연합ㆍ아프리카 등지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겠다는 것이다. 계획대로라면 기존의 자동차와 철강에 더해 종합엔지니어링 부문이 현대차그룹의 3대 핵심 성장축이 된다. 구체적으로 교통분야에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를 개발하고 철강 분야에서 밀폐형 원료처리시스템 등의 친환경화를 이룬다. 이어 현대건설이 그린시티와 친환경 빌딩ㆍ원전 등으로 대표되는 건설 분야를 맡아 명실공히 '에코 밸류 체인'을 완성하겠다는 것이 현대차그룹이 그리는 미래 사업 방향이다.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 계획=현대차그룹은 인수 후 계열사 간 협력을 통한 구체적인 경영 시너지 창출 방안도 제시했다. 전기차 배터리 충전시설 등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고 에너지 최적화 시스템이 구축된 '액티브 그린 빌딩'사업도 적극 추진한다. 현대제철 등 철강 계열사의 경우 현대건설을 통한 철강자재 판매를 늘리고 자재생산과 구조물 제작 등의 연계구도를 구축하기로 했다. 현대캐피탈 등 금융 계열사는 현대건설이 시공한 부동산ㆍ금융 분야 등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현대로템과 현대위아는 국내외 고속철도 시장에서 현대건설과 동반 진출을 추진할 계획이다. 글로비스는 현대건설의 해외 프로젝트 수행시 안정적인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고 현대엠코는 그룹 내 사옥과 제조시설의 개ㆍ보수 및 관리에 치중한다는 전략을 공개했다. ◇감정적인 대응과 차별화된 전략=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의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한 것은 이번 인수전에 대한 접근 방식을 현대그룹과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적인 행보로도 읽힌다. 현대그룹은 인수전이 시작되기 전부터 TV 광고 등을 통해 '현대건설 인수의 당위성' 등을 역설했다. 이어 신문 광고를 활용해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산업에 전념할 것'을 주문하는가 하면 최근에는 '현대차그룹은 현대건설 인수 의사가 없었다'는 광고로 맹공을 펴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차그룹은 공식적인 대응을 자제한 채 풍부한 자금과 인수합병(M&A) 성공 사례 등 역량만 강조해왔다. 이어 "인수 후 현대건설을 어떻게 키우겠다"는 비전까지 공개함으로써 현대그룹과는 다른 논리로 우월성을 보여주겠다는 의지를 확실히 한 것이다. 현대차그룹의 한 관계자는 "현대그룹의 감정적인 호소에 맞대응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한다"며 "시장에 나온 기업을 인수하는 M&A답게 철저히 경제적인 논리를 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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