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합병 주총 앞둔 스팩, 위임장 확보 안간힘

지난 23일 오후 서울시내 한 호텔의 커피숍. 신영증권의 투자은행(IB) 부문 관계자는 50대 남성 주주를 만나 알톤스포츠와의 합병 문제에 대해 설득을 하고 있었다. 신영증권 관계자는 “이번에 주총에서 합병이 부결되면 주가가 더 떨어진다”고 읍소해 신영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의 주식 20만주를 들고 있던 남성투자자의 위임장을 받아내는 데 성공했다. 그가 이날 이렇게 받아 낸 위임장만 120만주에 달한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신스팩의 합병이 기관투자자의 반대로 연기됨에 따라 다음달 초 합병 주총을 앞두고 있는 스팩들이 대량 지분을 갖고 있는 개인 투자자들을 찾아 다니며 위임장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다음달 8일 임시주주총회가 예정돼 있는 신영증권은 요즘 비상이 걸렸다. 지난 4월13일 이사회에서 결의된 알톤스포츠와의 합병이 이번 주총에서 통과돼야 효력을 얻기 때문이다. 신영증권 관계자는 “키를 쥐고 있는 기관투자자들을 설득하는 게 우선이지만 기관투자자 비중이 전체 주식의 20% 수준에 불과해 대형 개인투자자들을 설득해야만 주총이 열릴 수 있다”며 “주주명부에는 주주이름과 주식수, 주소만 나와있어 일일이 아파트와 직장으로 찾아가고 있다”고 털어놨다. 규정에 따르면 합병 등 특별 결의의 경우 전체 주식 총수의 3분의1 이상이 참석해야 주주총회가 열릴 수 있고, 이 가운데 3분의2가 찬성을 해야 해당 안건이 통과된다. 결국 신영증권은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10% 이상을 모아야만 주총이라도 열어 볼 수 있는 셈이다. 다음달 6일 합병 주총이 열리는 HMC스팩은 기관투자자가 40%의 지분을 들고 있어 이들만으로도 주총을 열 수는 있지만 역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들 스팩이 주주를 설득하는 데는 대신스팩의 사례가 참고가 됐다. 대신스팩은 주가가 1,800원대를 횡보하며 주식매수청구가(2,007원)를 밑돌자 이달 초 기관투자자들은 합병결의를 반대했고 결국 주총은 연기됐다. 이에 불안함을 느낀 주주들이 주식을 팔아 치우면서 주가는 1,725원까지 더 미끄러졌다. 결국 합병의 성패는 주가에 달려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합병회사에 큰 문제가 없고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가보다 높아지면 주주들이 합병을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주식 매수청구가격이 각각 1,080원과 2,225원인 신영스팩과 HMC스팩은 이날 1,080원과 2,190원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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