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일본] 일본항공 경영권 야쿠자에 넘어가나...

아시아 최대 항공사인 일본항공(JAL)의 경영권이 폭력 조직인 야쿠자에게 넘어갈 위험에 처해있다.JAL 최대 주주인 이토야마 에이타로씨는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6,000만주를 매각할 계획이라고 4일 블룸버그 통신과의 회견에서 밝혔다. 지난 86년에 일본 최대 폭력조직인 야마구치 구미의 자객으로부터 왼쪽 팔에 15CM에 달하는 자상을 입은 바 있는 이토야마씨는 올초 야마구치 구미가 JAL 100만주를 사들이며 2대 주주로 부상하자 목숨의 위협을 느끼고 매각을 서두르고 있다. 이토야마는 인터뷰에서 『나는 세상이 무서울 게 없는 사람이지만 야마구치 구미의 산하에 있는 고토 그룹 만큼은 두려운 존재』라며 이번 주식 매각에 적지 않은 심적인 갈등이 있음을 보여줬다. 이토야마는 97년에 270억엔을 들여 6,000만주를 사들이며 JAL 주식 지분율 4%로 최대 주주로 부상했다. 그는 지난 88년 미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에 의해 일본 최대 부자중 하나로 선정됐으며 중의원을 3번, 참의원을 1번 지낸 유명인사다. 그는 주로 의원선거에 야마구치 구미에 속해있는 고토 그룹과 고베 구미를 이용한 적이 있으나 야쿠자와의 관계를 끊기 위해 정치계를 떠났다. 고토그룹은 이외에도 JAL에 수시로 행동대원들을 파견, 상당한 액수를 갈취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해에는 2명의 고토파 야쿠자들이 2,280만엔을 JAL로부터 뜯어낸 혐의로 수감됐다. 이같은 JAL과 야쿠자의 관계가 알려지면서 일본 사회는 엄청난 파장에 휩싸였으나 카네코 이사오 JAL 사장은 감봉처분을 받는데 그쳤다. 야쿠자 파문으로 JAL의 주식 가격은 지난 한해동안 40% 이상 떨어지는 폭락세를 면치 못했다. 일본 경제전문가들은 『그동안 일본기업들이 편법적인 주주총회 진행과 폐쇄적인 거래를 위해 야쿠자와 적지않은 관계를 유지했다』며 『이번 JAL건처럼 국제적인 망신꺼리가 재발되지 않도록 정부가 나서야한다』고 주장했다. 대규모 경영손실이나 기업 이미지에 좋지 않은 정보를 숨기기 위해 야쿠자의 협박에 놀아날 수 밖에 없었던 기존의 일본 기업경영 풍토를 이번 기회에 완전히 뿌리뽑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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