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러시아 권력투쟁 징후? 메드베데프 비난 영화 또다시 제작

러시아에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를 비난하는 영화가 또다시 인터넷에 유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러시아 내부의 권력투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추측이 고개를 들고 있다.


제작자를 알 수 없는 이 영화는 다큐멘터리 형식을 빌려 메드베데프 당시 러시아 대통령이 리비아에 대한 군사작전을 승인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표결에 기권한 것을 비판하고 있다. 영화에는 예브게니 프리마코프 전 러시아 총리를 비롯해 전직 대사, 퇴역장군들이 등장해 메드베데프가 대통령 재임 시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의 리비아 공습을 묵인해 러시아 국익을 훼손했다고 비난한다. 영화는 또 나레이션을 통해 “메드베데프를 군사법정에 넘겨야 한다”고 주장하는 한편 “리비아 정부에 대한 서방국의 무기 금수조치에 동참하는 등의 정책을 펴 러시아에 200억달러(약 21조원)의 손해를 입혔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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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드베데프를 비난하는 영화가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8월에는 2008년 당시 그루지야와의 전쟁에서 군사대응을 미뤄 러시아 주민들의 피해가 컸다고 비난하는 내용의 영화 ‘잃어버린 날’이 인터넷에 공개된 바 있다.

일각에선 메드베데프를 비난하는 영화들이 모종의 정치적 의도를 띠고 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러시아 정권 내부에서 권력투쟁이 일어나고 있다는 의견이다. 러시아의 정치 분석가인 올가 크리슈타노프스카야는 이 영화가 메드베데프의 신임을 깎아내리고 그의 대통령직 복귀를 방지하려는 캠페인의 일부라고 분석했다. 그는 “(메드베데프를 비난하는) 영화들은 메드베데프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발목을 잡는 무거운 짐이라고 주장하는 것처럼 보인다”며 “이는 메드베데프 측과 그를 견제하는 세력간 권력투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증거”고 말했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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