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이상태 한국영토학회 부회장 "만주 동북지역은 우리 영토였다"

국립중앙도서관 영토영해강연

일제강점기때 고려 9성 위치… 함경북도 이남으로 한정 지어

실제론 中 왕칭현까지 韓 영토… 식민사관에 왜곡된 인식 버릴 때



“고려가 개척하고 조선이 관할했던 만주 동북지역 일대는 우리 영토였습니다. 일본인 학자가 함경북도 아래로 고려 땅을 한정한 영토 인식과 식민사관은 이제 버려야 합니다”

이상태(72·사진) 한국영토학회 부회장은 최근 서울 서초구 소재 국립중앙도서관이 마련한 영토영해강연에서 “1107년 고려시대 윤관이 여진족을 물리치고 쌓은 9성의 가장 북쪽에 자리 잡은 공험진(公 山+僉 鎭)과 선춘령(先春嶺) 비 위치가 실제 답사한 결과 현재 중국 연길 동북쪽에 맞닿은 왕청현(汪淸縣) 지역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 부회장은 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실장, 국제문화대학원대학 석좌교수를 지낸 고지도 분야 전문가다. 그는 세종실록지리지, 동국여지승람, 서북피아양계일람지도(西北彼我兩界一覽之圖) 등에 기술된 옛 지역과 거리를 현재 지도와 비교하는 방법으로 지난 겨울 만주 동북지역을 답사하고 실측했다. 윤관이 설치한 9성 위치는 정확히 규명되지 않았지만 함경도, 두만강 일대 그리고 두만강 북쪽지역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 일본학자 이케우치 히로시 등이 세종실록지리지 기록을 부정하고 9성 위치를 현재 함경북도 길주 이남의 함흥평야 일대라고 주장했으며 그 학설이 오랫동안 정설로 통했다.


이 부회장은 “조선 세종 때 9성의 공험진 이남지역의 조선관할을 명나라와 합의했고 이는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돼 있다”며 “특히 일본학자들이 윤관의 선춘령비라고 고증한 함흥 소재의 마운령비는 신라 진흥왕의 국경순수비임이 밝혀져 이 주장들은 더 이상 설득력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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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세종실록지리지에 수록된 함북 회령에서 시작돼 ‘오동참(현재 화용)-하이두은(용정)-연길-영가참-공험진’의 루트와 두만간 동림성에서 출발해 ‘현성-어라손참(학림)-허을손참(북대)-유선참(용천평)-선춘령’에 이르는 루트를 밟았다. 두 루트 거리는 모두 약 98km(250리). 그는 “실제 답사결과를 종합하면 세종실록지리지에서 서술된 공험진은 지금 연길시, 선춘령은 왕청현이 유력하다”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병자호란 후 1712년 청이 조선을 압박해 압록강-두만강 일대의 국경선을 표시한 백두산정계비가 세워진 이래 영토인식이 크게 위축된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두만강 북쪽 중국지역을 차량 미터기와 GPS로 실측하는 과정에서 중국 공안차량이 따라다니며 감시하는 통에 답사 내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그는 “중국의 동북공정이 최근 뜸해진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다르다”며 “중국 정부가 연변조선족자치주 조선족과 중국 인간 결혼을 적극 장려하고 청장년의 취업이동으로 인한 인구 감소로 자치주 존립 자체를 낙관할 수 없는 상황에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동북아지역의 영토분쟁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조선초 지식인들이 우리나라를 중국 흑룡강성 일대부터 제주도까지를 일컫는 ‘만리(萬里)의 나라’로 불렀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사진제공=국립중앙도서관


박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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