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바다지킴이' 현대重 주택운영부 장동오

'바다지킴이' 현대重 주택운영부 장동오 낚시꾼이 버리고 간 납추 20년째 수거 울산 현대중공업 장동오(張東五ㆍ59ㆍ주택운영부)씨. 그는 20년째 낚싯꾼들이 바다에 버리고 간 납을 수거하고 있다. 지금까지 張씨가 수집한 납은 20g짜리 1만개로 대략 200㎏에 달한다. 대개가 낚싯대에 사용되는 납추다. 그가 납수집을 시작한 것은 회사내 작업장과 인접한 해안가를 거닐다 인체에 치명적인 납이 발에 채일 정도로 곳곳에 널려 있는 것을 본 것. ”산에서 비닐봉지나 깡통을 줍는 사람은 간혹 보았지만 납이 인체에 해롭다는 것을 알면서도 위험하다며 모든 사람이 그냥 지나치는 것이 안타까웠어요.” 張씨가 납추 수거에 나가는 시간은 주말이나 휴일. 창피하다며 납수거를 반대하던 아내까지 설득시켜 10㎞에 달하는 사내 해안가는 물론 동해안 해안가 곳곳을 누비고 다녔다. 납추를 버리는 낚시꾼들을 현장에서 목격해 입씨름을 하고 항상 허리를 굽히고 자루를 가지고 다녀 고물상 수집가와 담배꽁초를 주워 피우려는 걸인으로 오해를 받기도 했다. 이렇게 힘들게 하루종일 돌아다니며 수거하는 납추는 고작 5~10개. 넓은 해안가 백사장에서 납을 찾기가 쉽지 않을 뿐더러 낚시꾼들이 낚시 받침대를 고정시키려고 바위틈에다 박아놓은 납을 빼내기란 여간 힘든게 아니다. 하지만 그는 벌써 20년째 포기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동료들은 그를 중국 춘추시대때 산을 옮기겠다며 흙을 퍼 날랐다고 전해지는 `우공(愚公)'으로 부른다. 그는 그러나 정작 낚싯대를 한 번도 만져본 적이 없다. 23년간 엔진가공일만 해 왔고 매일 아침 출근길에 작업장에 떨어진 담배꽁초를 줍는 일이 유일한 소일거리다. 그의 성실함은 회사에서도 정평이 나 있다. 현장 생산직사원으로서는 드물게 지난해말 사무직의 과장에 해당하는 기장(技長)으로 정년 퇴임을 했지만 회사측은 두 달만에 張씨를 재입사시키는 파격인사를 단행했다. ”대못을 갈아 바늘을 만드는 심정으로 납줍기를 해 왔다”는 張씨는 “쓰레기를 줍는 사람 100명이 버리는 사람 1명을 당하기 힘들다』며 『추가 부식되어 납가루가 날리는 것을 직접 본다면 그렇게 납을 버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울산=김광수기자 kskim@sed.co.kr입력시간 2000/11/01 16:56 ◀ 이전화면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