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당국, 해외 조세피난처에 개설 계좌 추적
약 200만명에 달하는 미국의 부유층이 세계 각지의 조세 피난처에 개설한 계좌를 통해 세금을 포탈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들은 조세피난처에 연결된 신용 및 현금카드를 이용해 미국내 흔적을 남기지 않고 은닉 자금을 사용하는 방법으로 조세망을 피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미 세금당국이 국외에서 발행된 신용카드 소지자들을 대상으로 탈세 혐의 수사를 벌이고 있다.
미 언론들은 국세청(IRS) 자료를 인용해 26일 이같이 보도하고, IRS가 마스터카드로부터 앤티가 바부다, 바하마, 케이먼군도 내 23만개 은행계좌와 연결된 관련자료를 확보하고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로부터 유사 자료를 넘겨받기로 하는 등 카드사에 대한 조사를 통해 탈세자의 신원을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까지 IRS가 적발한 탈세자는 기업 임원이나 의사, 변호사, 연예인 등을 중심으로 수백건 수준. IRS는 조세피난처에 계좌를 개설하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납부액 상위 1% 이내에 꼽힐만한 부유층 인사들이라고 밝혔다.
IRS는 또 회계법인 KPMG나 대형 은행인 HSBC, 바클레이스 등 유수의 기업이나 금융기관들이 인터넷사이트를 통해 역외은행에 자금을 은닉시켜주겠다는 광고를 낸 것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탈세자들은 대부분 채권자나 이혼절차를 밟고 있는 배우자로부터 재산을 숨기려는 사람들로. 조세피난처의 은행에 법인 명의로 예금계좌를 개설하고, 이에 연결된 신용 및 현금카드를 발급받아 생활비 등을 지급하는 방법으로 세금 당국의 추적을 피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조세피난처를 통한 탈세로 인해 놓치는 세수입은 연간 70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IRS는 추정하고 있다.
신경립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