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종편, 첫날부터 방송사고 줄이어

화면 위 아래로 분절되고…방송 시작에도 기자들 한동안 말없어<br>채널 홍보 프로그램 도배…"실망 크다" 시청자들 원성

1일 개국 첫날 방송에서 TV조선은 화면의 위 아래가 뒤바뀌는 방송사고가 발생했다. 화면 캡처 사진.

부제목)조선TV는 방송화면 중간 잘려 송출되고 나머지 종편 들도 편성표조차 제대로 내놓지 못하고 있어 졸속 방송이란 지적 1일 오후 일제히 출범한 종합편성채널이 잇단 방송사고를 내며 시청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이날 오후3시40분께 첫방송을 시작한 TV조선은 화면이 분절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한 화면이 위아래로 나뉘며 설명 자막이 위로 가고 진행자가 아래로 나타나며 시청자들을 당황하게 한 것. 이러한 현상은 약 5분간 계속돼 몇몇 시청자들은 TV 수신 상태를 점검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한동안 소리가 나오지 않아 진행자들의 입모양만 봐라봐야 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서울 흑석동에 사는 대학생 강모(27)씨는 "순간 TV가 잘못된 줄 알았다"며 "신문 등을 통해 워낙 광고를 요란하게 해 기대를 많이 했는데 첫날부터 실망이 크다"고 밝혔다. 다른 종편 역시 생방송 중 방송사고가 잇따랐다. 방송이 시작됐는데도 해당 기자가 한동안 말을 하지 않는 등 준비 부족이 여실히 드러나기도 했다. 부실한 콘텐츠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종편들은 모두 자신들의 채널 홍보를 위한 프로그램으로 방송 첫날을 도배하고 있다. jTBC의 경우 1일 오전 갑자기 편성표를 바꿔 '특집 TBC, JTBC로 부활하다'라는 프로그램을 오후4시40분에 방영했다. 채널A 또한 첫 방송부터 개국특집 다큐멘터리를 편성했으며 TV조선은 창사특집 프로그램을 내보내는 등 자사 홍보에 치중했다. 이와 함께 이들 프로그램의 편성표는 개국 전날인 지난달 30일에야 최종 확정됐으며 이마저도 계속 수정이 가해져 또 다른 방송사고에 대한 우려도 낳고 있다. 편성표상에 노출된 프로그램도 대부분 재방송 콘텐츠로 채워져 '볼거리 다양화'라는 애초의 취지조차 살리지 못하고 있다. 트위터와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는 종편의 방송사고나 부실한 콘텐츠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종편 개국식을 지켜본 트위터 아이디 @gilraennn은 '종편 4개사가 똑같은 방송을 하고 있어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는 글을 남겼으며 아이디 @guidecat44는 '종편 축하쇼 1990년대 변두리 나이트클럽 분위기'라며 실망감을 나타냈다. 특히 SNS상에는 종편4사의 채널을 TV 시청목록에서 삭제하는 매뉴얼이 유행하는 등 벌써부터 종편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가득하다. 이러한 부실 방송은 종편이 개국을 강행하며 일찍이 예상돼왔다. 유선방송사업자(SO)들과 채널 협상이 지난달 29일에 마무리돼 시험방송시간이 이틀 정도밖에 없었지만 송출을 강행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방송 송출장비를 개국 보름 전에 들여온 업체가 있는 등 방송사고가 나지 않는 것이 이상할 정도라는 지적이 있다. 한 케이블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인 채널사용사업자(PP)의 경우 한 달 정도 시험방송을 하기 마련인데 종편은 그러한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방송사고는 일찍부터 예견됐다"며 "YTN이 6개월 정도 시험기간을 거치고 SBS가 1년 정도 방송 송출을 위해 준비한 것을 감안하면 종편은 개국 일정 때문에 방송을 강행한 면이 있다"고 밝혔다. 한편 종편 개국행사가 있는 세종문화회관 근처에는 전국언론노조와 언론 관련 시민단체들이 반대시위를 벌이는 등 개국 이후에도 잡음이 끊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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