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가입등 계기 본격활동 채비'중국계 은행을 주목하라'
WTO가입과 올림픽 유치 등으로 최근 국내에서 중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과 때를 같이 해 중국계 은행 국내지점들도 보다 본격적인 활동을 위한 채비를 갖추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중국계 은행은 중국공상(工商)은행과 중국은행(Bank Of China) 등 두 곳.
공상은행은 외환위기 직후 외국계 은행들이 거의 국내를 떠나던 지난 97년 말 국내에 지점을 설립했고 중국은행은 92년 한중수교 직후 사무소를 설치한 이후 94년 지점으로 전환, 영업활동을 해오고 있다.
공상은행은 국내 진출한 중국 기업이나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에 대해 대출업무를 주로 취급하고 있으며 중국은행은 이들 기업의 무역금융을 책임지고 있다.
◆ 중국공상은행과 중국은행은 어떤 곳
중국공상은행은 중국 최대의 상업은행이면서 특히 기업금융에 강점을 갖고 있다. 작년 말 기준 자산총액이 4,800억 달러에 달하고 있으며 뱅커스나 유러머니誌 등에 2000년도 중국최고은행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중국내 3만개 이상의 지점 및 영업소가 있으며 외환업무 및 외화예금을 취급하는 지점 및 영업소만도 8000곳을 넘어서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공상은행은 810만개의 기업 계좌와 4억2,000만개의 저축계좌를 보유, 한 해 결제 업무량이 전체 중국 금융계의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중국은행은 작년 말 기준 3,490억 달러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거대 은행으로 예금과 대출, 수수료 기반 업무와 외환거래, 투자은행 업무까지를 총괄하는 종합금융회사를 지향하고 있다.
지난 78년 은행단일체제 였던 중국인민은행에서 기능별로 분리될 때 국제거래를 담당하도록 돼 있어 현재까지 무역금융 등 국제결제 업무에 강점을 갖고 있다.
국제결제를 주로 담당했던 특성으로 인해 중국은행은 현재 전 세계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으며 특히 세계적인 금융시장인 홍콩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 공상은행 국내지점, 기업대출 최대 강점
공상은행 서울지점은 자본금 570억원으로 지난 97년 말 설립된 이후 올 6월말 현재 총 자산 5,390억원에 자기자본 748억원, 당기순이익 39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한빛ㆍ기업은행 등과 전면적인 업무 제휴와 하나은행과 송금 업무 협력 제휴를 맺기도 하는 등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9월말 기준으로 자산운용을 보면 전체 자산의 40%를 기업대출로 운용하고 있으며 유가증권 투자가 50%, 무역금융 부문이 나머지 10%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으로 공상은행은 현재 유가증권 투자를 기업대출과 무역금융 쪽으로 옮기는 자산배분작업을 하고 있다.
자산운용 구조가 말해주듯 공상은행의 최대 강점은 역시 기업대출 분야. 삼성과 현대, 포스코, 한국통신, LG, SK 등 중국에 진출하고 있는 국내 대기업 대부분이 현재 공상은행과 거래하고 있다.
공상은행 기업대출의 강점은 무엇보다 단순한 금융지원 서비스 외에 중국현지의 수요자 시장이나 기업들의 신용도 등에 대해 조언을 해 줄 수 있다는 점. 국내기업 입장에서는 생소한 시장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게 되는 셈이다.
이뿐 아니라 현지 기업들이 운영자금을 필요로 할 경우 바로 인민폐 지원이 가능하다는 점도 공상은행의 최대 장점이 되고 있다.
국내 은행들에게 인민폐 영업은 아직 많은 제한이 가해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현지 기업들이 중국에서 자금을 회수할 경우 전국 각지에 걸쳐 있는 공상은행 지점을 이용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공상은행은 최근 기업은행과의 업무제휴를 계기로 중소업체들에 대한 대출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장크신(張可心) 공상은행 서울 지점장은 "중한 양국의 경제 무역거래가 발전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공상은행은 한국에서의 업무를 앞으로 계속해서 확대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 무역금융의 강자 중국은행
올 6월말 현재 중국은행 국내지점의 총 자산은 7,780억원으로 자기자본 344억원, 당기순이익 39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행 서울지점은 자산의 60% 정도를 무역금융으로 운용할 만큼 중국에 진출하는 국내기업이나 국내 진출 중국 기업들의 무역금융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LG 전자, 현대자동차, SK 등 국내 대기업 대부분이 무역금융에서 중국은행을 이용하고 있다.
중국은행은 수출환어음 매입에서부터 포페이팅 업무에 이르기까지 무역금융 업무 전반을 취급하고 있으며 특히 중국 현지의 신용장(L/C) 개설 은행에 대한 정확한 파악 등으로 국내기업들이 안심하고 수출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도 담당하고 있다.
또 국내기업들이 중국 현지 법인을 갖고 있을 경우 국내 담보를 기초로 현지에서 금융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중국은행 무역금융의 장점이 되고 있다.
중국은행 서울 지점이 다루고 업무 중 또 하나 빠트릴 수 없는 것이 송금업무.
국내에 들어와있는 중국인들과 현지 유학생들에게는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업무.
중국은행은 자체 서비스 개발을 통해 24시간이내에 현지에서 수취인이 받아볼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중국은행은 특히 국내에 지점이 한 곳 밖에 없는 관계로 평일 일반 직장인들이 사용하기 곤란하다는 점을 감안, 한달에 두번(첫번째와 세번째) 일요일에도 은행문을 열어 송금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중국은행 서울지점은 최근 국내 개인들을 상대로 하는 소매금융업 진출을 조심스럽게 검토하고 있다. 중국 유학생이 늘어나고 있는 등 지리적 이점을 최대한 활용할 경우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서동욱 중국은행 서울지점 부지점장은 "국내 소매금융에 대한 시장조사를 실시하고 있다"며 "내부적인 시스템을 정비, 가능할 경우 내년에라도 소매금융업에 진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윤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