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펀치에 휘청이던 코스피가 중국의 추가 공격에 큰 폭으로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국내 증시가 특별한 모멘텀 없이 정체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며 “미국 경기지표가 한파 악재에서 벗어나는 3월께까지는 경기민감주를 들고 기다리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20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2.36포인트(0.64%) 빠진 1,930.57포인트를 기록하며 약세를 보였다.
이날 코스피는 미국의 금리 인상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우려에 하락 출발했다. 지난달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때 일부 위원이 기준금리를 ‘상대적으로 빨리(relatively soon)’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주장하면서 위원들 간 금리 인상을 둘러싼 논쟁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금리 인상 우려로 휘청이던 지수는 장중 발표된 중국의 HSBC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7개월래 최저치인 48.3으로 악화됐다는 소식에 한때 1,920포인트대까지 밀리기도 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사흘째 동반 순매도에 나서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외국인이 1,856억원 순매도한 가운데 기관도 114억원의 매도우위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대외 모멘텀 악화에 따른 부진한 증시 흐름이 적어도 1·4분기 말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한국은 중국 경제 영향권에 포함돼 중국 경기지표에 따른 등락은 불가피하다”며 “다만 주식형펀드 환매, 집값 하락, 아베노믹스 영향 등 한국 증시가 갖는 고유 약점이 완화되고 있고 주가도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수준이라 큰 폭의 추가 하락 리스크는 크지 않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이어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단기 시황에 일희일비하기보다 경기민감주를 매수한 후 기다리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 역시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우려를 완화시켜줄 이벤트가 나오거나 중국이 다음달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성장 스탠스를 취하는 등의 상승재료가 나오기 전까지는 정체 국면이 계속될 것”이라며 “중장기 투자자는 정체 국면을 주식 매수 기회로 삼고 단기 투자자는 건설주나 은행주 등의 단기 모멘텀 부각 종목과 중소형주 위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