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해양 진출에 속도를 올리고 있는 중국에 대한 견제 수위를 부쩍 높이고 나섰다. 영유권 분쟁 지역인 센카쿠열도(尖閣ㆍ중국명 댜오위다오) 매입 추진과 미국과의 해양 안보 공조 강화 등 중국을 자극하는 일본의 잇단 행보에 지난 2010년 센카쿠열도 분쟁 이후 잠잠했던 중일관계에 다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29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30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미일 정상회담을 열고 중국을 겨냥한 '동적(動的)방위협력'에 합의할 예정이다.
양국은 회담 후 발표할 공동성명에 미군과 일본 자위대가 괌, 북마리아나제도의 티니언섬 등에서 공동훈련 및 시설 공동이용 등을 통해 경계감시와 정찰활동을 강화하는 내용의 동적방위협력 추진을 명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오키나와와 난세이(南西)제도 등 일본 해역 인근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중국을 겨냥해 양국 군의 기동성과 즉시 대응력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일 양국은 지난 27일 발표한 '주일미군 재편 수정계획에 대한 공동문서'에서도 억지력 강화를 위해 동적방위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미국 역시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활동범위를 확대하는 것을 원하지 않아 양국 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셈이다.
공동문서는 또 아시아태평양 연안국에 대한 공적개발원조(ODA)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는 내용도 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일본 정부는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영토분쟁을 빚고 있는 베트남 등 3개국에 ODA 방식으로 경비정을 제공해 해양 안보 기능을 높이도록 지원하기로 했다고 산케이신문이 29일 보도했다.
한편 일본은 센카쿠열도, 오키노토리시마(沖ノ鳥島) 대륙붕 등 중국과의 다른 영유권 분쟁 지역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기 위해 영토매입과 언론 플레이 등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며 중국을 자극하고 있다.
최근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언론들은 유엔 대륙붕한계위원회가 오키노토리시마를 암초가 아닌 '섬'으로 보고 이의 북방해역 17만㎢를 일본의 대륙붕으로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즉각 근거 없는 보도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오키노토리시마가 산호초여서 자체 대륙붕이나 배타적경제수역(EEZ)이 있을 수 없다는 게 중국 측의 입장이다.
또 센카쿠열도 매입 계획을 밝힌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도지사는 최근 일본 국민으로부터 센카쿠 매입을 위한 기부금을 모집하기 위해 기부금 계좌를 은행에 개설했다. 이미 센카쿠 매입 기부금은 도쿄도청에 37건, 수십만엔이 접수됐으며 도쿄도는 센카쿠 매입 모금을 국민 이벤트화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의 차기 지도자인 시진핑 국가부주석은 24일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불쾌함을 표시해 당분간 영토분쟁에 따른 양국 간 긴장 분위기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