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현재 LG가 68승47패로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삼성(65승2무47패)은 1.5경기 차로 LG를 추격하고 있다. 3위는 두산과 넥센의 싸움. 시즌 종료까지 남은 기회는 10경기 안팎이라 6경기 차로 뒤진 SK가 4강을 비집고 들어오기는 사실상 어려워 보인다.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LG와 두산이 동반으로 포스트시즌 무대에 초대받는 것은 지난 2000년 이후 13년 만이자 사상 다섯 번째. 올 시즌 누적관중 1ㆍ2위를 자랑하는 LG(112만9,509명)와 두산(104만8,793명)은 최고 인기구단이다. 또 2008년 목동을 연고로 창단한 넥센까지 서울 연고 3팀의 전원 포스트시즌 진출은 사상 처음이다. 현재의 순위대로 끝날 경우 이번 포스트시즌은 팬들이 지하철을 타고 잠실과 목동을 오가는 지하철시리즈로 치러지게 된다. 삼성의 연고는 대구라 삼성과 서울팀의 격돌 때는 KTX를 이용하면 된다.
◇LGㆍ넥센, 돌풍인 줄 알았더니='8ㆍ7ㆍ6ㆍ6ㆍ7'과 '7ㆍ6ㆍ7ㆍ8ㆍ6'.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LG와 넥센의 5년간 순위다. 이랬던 LG와 넥센은 올 시즌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 5월을 6위로 마친 LG는 6월 들어 3위로 뛰어오르더니 7월 2위에 이어 8월부터는 선두 다툼을 시작했다. 초반 '반짝'하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내려앉던 예년과 반대였다. LG는 팀 평균자책점 1위(3.62), 팀 타율 2위(0.284)로 투타에서 균형을 갖췄다. 이병규ㆍ박용택ㆍ이진영ㆍ정성훈 등 베테랑 타자들이 전부 3할 이상을 치고 있는 것도 LG 팬들에게는 감동 그 자체다.
시즌 초반 고공 비행하던 넥센을 두고는 곧 밀려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넥센은 이후 4위 아래로 한 번도 떨어지지 않았다. 2년 연속 홈런ㆍ타점왕에 근접한 4번 타자 박병호와 각각 11승ㆍ10승을 책임진 외국인투수 브랜든 나이트와 밴 헤켄, 세이브왕이 유력한 마무리투수 손승락이 이루는 진용은 전통의 강호 삼성이 부럽지 않다. 9개 구단 감독 중 김기태(44) LG 감독과 염경엽(45) 넥센 감독만 40대다.
◇1~4위 자리싸움 열쇠는 두산 주머니에=17일부터 추석 연휴 내내 빅 게임이 줄을 서있다. 그 중에서도 두산(64승3무49패)은 17일부터 23일까지 휴식 없이 7연전을 치른다. 17일 포항에서 삼성을 상대한 뒤 18일 한화, 19일 다시 삼성, 20일 LG, 21ㆍ22일 KIA, 23일 롯데와 맞붙는다. 18일부터 6연전은 전부 잠실 경기다. 삼성과의 2경기, LG와의 1경기는 두산뿐 아니라 1~4위 자리다툼 전체를 뒤흔들 최대 빅 게임으로 관심을 모은다. 두산은 부상으로 빠져 있던 투수 더스틴 니퍼트와 이용찬을 이번주 1군으로 불러올려 1위 등극을 노려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