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새영화] `사랑하고 싶은 그녀'

「과공비례」라는 옛말이 있다. 공손함도 지나치면 예의에서 벗어난다는 뜻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너무 친절하면서도 실속이 없으면 위선이라는 소리를 들을 수도 있다. 그래서 중도가 중요한 덕목으로 여겨지는 것인지도 모른다.줄리엣 루이스가 주연한 「사랑하고 싶은 그녀」는 월트 디즈니가 언제나 그랬듯이 따뜻한 휴머니즘을 그린 영화. 마치 휴먼드라마를 만들지 않으면 벼락이라도 맞을듯이 호들갑스럽게 만든 영화가 바로 「사랑하고 싶은 그녀」다. 지나치게 로랜틱하고 너무 턱없이 해피엔딩만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마치 명절 전야에 고아원에 들러 어린이들의 기대만 잔뜩 부풀려놓고 흔적없이 사라지는 그런 사람들을 연상시키는 영화이기도 하다. 이야기인즉슨 이렇다. 24세의 칼라 테이트(줄리엣 루이스)는 언어장애가 있는 지체아이다. 그러나 독립심이 강한 그녀는 따로 아파트를 얻어 나가 살려고 한다. 칼라는 사실 직업학교에서 만난 지체아 대니 맥마흔(지오바니 리비시)을 사랑하고 있었다. 그들은 둘만의 공간이 필요했던 것. 두 사람의 사랑은 진실 여부를 떠나 불안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영화는 두 연인의 꿋꿋한 사랑의 쟁취를 그려나간다. 도무지 장애란 있을 수 없다. 칼라의 부모는 어떤 역경도 이겨낼 수 있는 재력의 소유자였기 때문이다. 사실 이 영화는 지체아들의 인간승리를 그리면서도 그 배경에선 돈 냄새를 너무 풍긴다. 하기사 현실세계에서는 보험금을 노려 자신의 발목을 절단하는 사람들도 있으니, 돈만 있다면 말 좀 제대로 못한다고 해서 아쉬울게 없다고 우길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러브스토리가 한참 진행되다 보면 칼라는 약간 푼수끼가 있 뿐이지 진정한(?) 지체아인지 관객들은 헷갈리게 된다. 맥마흔과의 결혼을 반대하는 어머니에게 『나의 진정한 모습을 제발 인정하라』고 외치는 칼라의 모습은 지체아치고는 인생에 대해 너무 도통한 느낌이다. 칼라에 대한 가족들의 지나친 이해심도 어쩐지 요상하다. 사실 따지고 보면 지체아인 칼라는 온 가정을 재앙으로 몰고갈 나이인 어린 시절에는 값비싼 특수학교에서 성장했으니 가족들이 칼라로 인해 고통을 받을 기회도 없없다. 어쨌든 칼라와 대니는 결혼에 골인하면서 해피엔딩을 연출하는데, 관객들은 혹시 「감동을 강요당한 것은 아닌지」 입맛이 쓸 수도 있다. 영화가 좋다고 해야할지 나쁘다고 해야할지 판단하기 곤란한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귀여운 여인」으로 블록버스터 감독이 된 게리 마샬이 각본을 쓰고 연출도 했다. 【이용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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