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투자, 해외로 눈을 돌려라.」최근 기관화장세에 따른 주가등락 폭이 커지면서 분산투자의 중요성이 다시 거론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기관화장세는 개별종목의 주가등락은 물론 전체 종합주가지수의 등락폭도 확대시킨다. 기관들이 선호하는 대형우량주는 시가총액이 커 지수에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지난 6월 9일과 10일 50포인트 이상의 급등락을 겪은 것도 따지고 보면 이같은 기관화장세의 특성때문이다.
주가의 변동성은 개인투자자의 직접투자 환경을 악화시킨다. 특히 기관들이 관심을 갖는 종목은 오르고, 소외되는 종목은 좀처럼 오름세를 타지 못하는 주가 차별화 현상으로 개인들은 기관에게 완패하기 십상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같은 경우 해외투자로 눈을 돌리는 것도 효과적인 분산투자가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즉 이제는 국내 금융상품간의 분산투자에서 한걸음 더 나가 자산의 국제적 운용이 필요한 시기라는 것이다.
특히 해외투자 대상은 국내에 비해 훨씬 많고 다양하다. 투자자의 입장에서 보면 이같은 투자대상의 광범위함은 투자기회의 다양화로 귀결된다.
현재의 원화 환율이 현재금융위기 이후 최고의 강세를 보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지금 해외투자를 시작하고 투자 회수기에 원화환율이 약세를 보이면 환차익까지 기대할수 있다.
◇해외투자 방법
국제적 자산운용, 즉 해외투자는 개인이 직접 외국기업의 주식이나 채권을 매입하는 직접투자와 외국 투신사의 상품을 이용하는 간접투자가 있다.
직접투자는 개인이 국내 증권사에 위탁계좌를 개설하고 주문을 내면 되는데, 증권사는 외국 브로커를 통해 주식이나 채권을 매입하게 된다. 그러나 국내 주식투자와는 달리 대금을 달러화로 결제하기 위한 추가적인 절차가 필요하다.
직접투자는 또 엄청나게 많은 기업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부담이 따르며, 설사 유망종목을 알고 있다 하더라도 시차 등의 요인으로 적절한 매수 및 매도 타이밍을 맞추기 어렵다. 이때문에 직접 해외투자에 나서는 국내 투자자들은 기껏해야 미국 재무성증권(T.B)을 매입하는 게 고작이다.
반면 간접투자를 할 경우에는 국내 금융기관과 손잡은 외국투신사의 해외 수익증권을 사거나 국내 투신사들이 조성한 해외투자펀드에 가입하면 된다.
해외투자펀드는 외국의 주식 및 채권에 투자하기 위해 국내 투신사들이 운용하는 펀드를 말하는데, 국내 투자자들은 이미 한번쯤 크게 혼난 경험이 있어 투자가 망설여지는 분야다.
실제 지난 96년 국내 주식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자 국내 투신사들은 러시아, 동남아 등 소위 이머징마켓에 투자하려고 해외투자펀드를 경쟁적으로 조성했는데, 경험 및 정보 부족으로 큰 손실을 봤다. 특히 이같은 해외투자펀드의 후유증은 아직도 지속되고 있다.
이에따라 최근 투자자의 관심은 외국 투신사가 운용하고, 국내 금융기관이 판매하는 해외 수익증권에 몰리고 있다.
해외 수익증권은 전세계 증권시장을 투자대상으로 한다. 또한 언제든지 환매할 수 있고, 시황에 따라 다른 펀드로 갈아탈 수도 있다. 이는 해외 수익증권이 하나의 펀드밑에 여러개의 하위 펀드가 있는 엄브렐러(우산형) 펀드이기 때문이다. 엄브렐러 펀드는 펀드간 자금전환이 자유롭다.
◇해외 수익증권의 장점 및 종류
해외 수익증권은 피델리티, 메릴린치, 템플턴 등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투신사들이 운용한다는 점에서 일단 믿을만 하다.
특히 해외 수익증권은 장기투자에 따른 안정성과 함께 비교적 높은 투자수익도 기대된다. 일례로 대한투신이 위탁판매하고 있는 슈로더의 인터내셔널 셀렉션 펀드(SISF)는 영국의 35개 대형 투자신탁 가운데 10년간(87~96년) 301.7%의 높은 운용실적을 기록했다.
해외 수익증권은 또한 국내 금융기관이 모든 거래를 대행해 주기 때문에 편리하다. 즉 고객은 금융기관에 내점하는 것만으로도 세계 유망시장에 투자하는 셈이다.
이와함께 세계시장을 상대로 투자하기 때문에 국가, 개별주식, 통화 등 세가지에 한꺼번에 투자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최근과 같이 원화의 강세가 지속되는 경우에는 추가적인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해외 수익증권은 슈로더·머큐리·피델리티·메릴린치·템플턴등 5개사의 상품이 있고, 스커더·아메리칸 익스프레스·골드만삭스의 상품도 조만간 선보일 예정으로 있다.
현재 대한투신은 슈로더의 이머징마켓, 글로벌본드 등 7종의 해외 수익증권을 팔고 있으며, 한국투신도 DEM(동유럽투자펀드), GBP(영국성장펀드) 등 머큐리 상품 5종을 판매하고 있다.
굿모닝증권과 삼성증권은 글로벌그로스, 아시안그로스 등 템플턴사의 5개 상품을 선보이고 있는데, 최소 200만원부터 가입이 가능하다. 물론 입금된 원화는 달러로 환전된 후 투자된다.
LG증권도 아시아 타이거본드, 테크놀로지 등 메릴린치의 펀드를 위탁판매하고 있다. 저평가된 종목을 골라 매입하는 내재가치형 펀드와 다양한 지역을 테마로 한 지역별 펀드를 비롯, 총 9종의 테마형 펀드가 있다.
/정구영 기자 GYCHU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