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리빌딩 파이낸스 2015, 글로벌 강자를 꿈꾼다] '금융외교력'이 가른 희비

일본 입김 센 미얀마선 국내銀 진출 실패

당국 물밑지원 인니선 현지銀 지분 인수

조용병(가운데) 신한은행장이 인도네시아에서 BME를 인수한 데 이어 CNB까지 추가 인수한 후 주식양수도 계약 행사를 갖고 있다. /사진제공=신한은행

지난해 말에 있었던 미얀마 정부의 첫 외국계 은행 지점 승인은 국내 은행과 금융당국에 너무나 뼈 아픈 기억이다. 신한·국민·기업은행이 모두 출사표를 던졌지만 국내 은행은 단 한 곳도 승인을 받지 못했고 일본계 은행 3곳만 포함됐다.

미얀마에서의 실패는 우리의 쇠약한 금융외교력을 여실히 확인시켜줬다. 동남아 시장에서 일본 정부와 기업의 영향력은 여전히 막강하고 최근 수년간 중국의 진출속도도 매섭다.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동남아가 결코 만만한 시장이 아니라는 얘기다.

우리 금융회사의 해외진출 과정에서 금융외교력 강화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자국 금융시장 보호주의 등이 강화되며 민간 차원에서는 해결하기 어려운 숙제들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신한은행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소재 현지 은행인 뱅크메트로익스프레스(BME)의 지분 인수에 성공한 것은 금융당국과 민간의 시너지가 모처럼 빛을 발한 모범적 사례로 꼽힌다. 신한은행의 당시 지분 인수는 2012년 7월 인도네시아 정부의 '금융기관 최대주주 지분제한 규정' 도입 이후 외국계 은행에 지분 인수를 승인해준 최초의 사례다.

관련기사



지난해까지만 해도 신한은행의 BME 인수는 계약 체결 이후 승인이 2년여간 지체되면서 매우 불투명해진 상황이었다. 특히 인도네시아 금융당국이 대대적인 은행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인수 자체가 힘들어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적극적으로 신한은행 지원에 나섰다. 특히 금융위원회가 인도네시아 최대 은행인 뱅크느가라인도네시아(BNI)의 한국 진출을 승인한 것은 이번 지분 인수에 큰 힘이 됐다는 후문이다. 민간이 할 수 없는 당국의 역할을 확실히 보여준 셈이다.

여기에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조용병 신한은행장이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OJK)으로부터 주주 적격성 심사를 받기 위해 인도네시아를 방문한 시점에 진웅섭 금융감독원장도 인도네시아로 떠나 양국 감독당국 간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금융당국과 민간의 손발이 맞으면서 신한은행은 이후 인도네시아 센트라타마내셔널뱅크(CNB) 추가 인수 등도 차질 없이 마무리 짓고 적극적으로 인도네시아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처럼 금융당국의 물밑 지원은 강화되고 있으나 막강한 자본력으로 무장한 일본이나 중국 정부를 따라잡기에는 여전히 역부족인 것이 현실이다. 금융계에서는 취약한 금융외교력을 강화하기 위해 자유무역협정(FTA)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은 "개발도상국과 우리나라의 FTA 협상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데 FTA를 맺을 때 우리나라 금융회사들이 진출할 수 있는 조항을 넣어 쉽게 라이선스를 획득할 수 있도록 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홍우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