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싱가포르의 뷰티 사이트인 cozycot(forums.cozycot.com)에서는 한국 성형수술과 관련해 뜨거운 논쟁이 벌어졌다. 다름 아니라 아이디'헤라스'를 쓰는 네티즌이 올린 '한국의 광대뼈 축소수술'이라는 글에 대해 싱가포르 홍콩 대만 등지의 네티즌들이 순식간에 1,000건 이상의 댓글을 올리고, 8만여건의 조회수를 기록한 것. 이는 중국뿐 아니라 동남아 중화권 국가에서 한국의 성형수술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확인시켜주는 좋은 사례다. 중국인들이 '한국의 성형수술'에 대해 관심을 가진 것은 오래된 일이다. 1990년대 말부터 불기 시작한 한류 열풍은 한국 연예인뿐 아니라 한국의 성형수술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켰고, 급기야 성형수술을 위해 한국을 찾는 중국인들의 수가 해마다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더구나 최근에는 인터넷에서 정보를 얻고 한국으로 건너와 성형외과의 문을 두드리는 중국인 환자의 수가 상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얼굴뼈 성형 전문 아이디병원이 2007년부터 3년간 외국인 환자 유입경로를 조사한 결과 몇 년 전만 해도 지인이나 브로커 소개, 여행상품이 대부분이었던 것에 비해 최근에는 성형 인터넷카페를 통한 유입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지난해 아이디병원을 다녀간 124명의 외국인 환자 중 84%(104명)가 자국의 성형 인터넷 카페를 통해 병원 정보를 얻고 한국을 찾았다. 이처럼 중국인들이 한국에서 성형수술에 대한 정보를 인터넷카페에 의존하는 경향이 두드러지면서 국내 병원들의 중국인 환자 유치에도 큰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성형수술을 위해 한국을 찾는 중국인들의 유형도 다양해지고 있다. 그랜드성형외과에 따르면 과거에는 중국인 환자의 대부분은 연예인이었는데 지금은 기업의 CEO나 유력인사의 부인, 유명 연예인뿐 아니라 유학생이나 평범한 직업을 가진 경우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또 미국이나 유럽 지역의 환자들이 가슴이나 지방흡입 등 바디라인을 만들기 위한 수술을 주로 받는 것에 비해 중국인들은 안면윤곽을 포함해 눈, 코 등 얼굴 위주의 수술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여성들이 수술을 통해 가장 닮고 싶어 하는 배우는 판빙빙으로 확인됐다. 판빙빙은 올해 '중국의 가장 아름다운 50인' 에서 1위에 선정된 배우다. 그의 인기는 국내 김태희 송혜교 황정음에 비견될 정도인데 실제 국내 성형외과를 찾은 중국 여성이 가장 많이 들고 오는 게 판빙빙의 사진이라고 한다. 판빙빙 이전까지는 장쯔이의 사진을 들고 오는 중국인들이 많았다. 판빙빙 얼굴의 특징은 '작은 얼굴, 뾰족한 턱 끝, 부드러운 광대뼈 라인'으로 설명할 수 있는데 극단적인 V라인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 지난해 겨울 인터넷카페를 통해 아이디병원의 얼굴뼈 성형에 대한 정보를 확인하고 한국을 방문한 33세 직장인 천란씨는 의사와 상담과정에서 "작고 갸름하고 광대뼈가 없는 판빙빙 같은 얼굴을 갖고 싶다"고 밝혔을 정도다. 한국에서 성형수술을 받은 환자들의 만족도는 대체로 높게 나타났다. 한번 수술을 받았던 환자가 다른 부위를 성형하기 위해 한국을 다시 찾는 경우가 적지 않으며, 성형수술을 받은 환자가 가족, 친구를 소개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심지어 성형수술을 계획하지 않았던 동행자나 보호자까지 성형수술을 받는 사례도 종종 발생한다. 자녀의 성형을 위해 동행한 부모가 자녀의 수술결과를 보고 보톡스나 주름교정 수술을 받는 일이 가장 많다. 한국의 성형수술에 대한 명성이 높아지면서 노하우나 기술을 얻기 위해 중국 성형외과 의사들의 한국행 또한 늘고 있다. 지난달 말 베이징성형학회에 소속된 30명의 중국 성형외과 의사들이 JK성형외과를 찾아 수술을 참관하기도 했다. 이들은 안티에이징과 눈?코 성형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이처럼 중국인들이 열광하는 '한국 성형관광'에도 어두운 면이 있는 게 사실이다. 아직 국내 의료관광이 시작단계이기 때문에 체계를 갖추지 못한 컨설팅업체나 대행사들로 인해 중국인 환자들이 종종 피해를 입기도 한다. 중국에서 환자를 모집할 때는 시설 좋고 실력 있는 의사가 있는 병원에서 수술을 한다고 홍보하지만 막상 한국에 와보니 병원이 작고 허름해 실망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또 성형외과 전문의가 아니거나 승인받지 않은 보형물을 사용해 수술 후 부작용을 호소하며 다른 병원에서 재수술을 받는 경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