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은 이번 압수가 미국 수사국이 인장 9점에 대한 사진 자료 등의 정보를 지난 9월23일 문화재청에 제보하면서 알려졌다고 덧붙였다.
이에 문화재청은 보인부신총수(寶印符信總數)를 비롯한 관련 기록을 검토한 결과 인장 9점이 조선왕실과 대한제국 인장임을 확인했다.
압수는 대검찰청을 통해 지난 10월21일 미국 수사당국에 수사를 요청하면서 이뤄졌다고 문화재청은 전했다.
압수된 인장은 대한제국 국새인 황제지보(皇帝之寶), 순종이 고종에게 태황제(太皇帝)라는 존호를 올리면서 1907년 제작한 수강태황제보(壽康太皇帝寶), 조선왕실에서 관리임명에 사용한 유서지보(諭書之寶)와 준명지보(濬明之寶), 조선 헌종의 서화 감상인인 향천심정서화지기(香泉審定書畵之記) 외에 조선왕실에서 사용한 우천하사(友天下士), 쌍리(雙리<璃에서 王 대신 벌레충변>), 춘화(春華), 연향(硯香)이다.
특히 황제지보는 대한제국 선포(1897년)를 계기로 제작한 인장으로 고종황제의 자주 독립의지를 상징하는 국새라는 점에서 역사적 의의가 있다고 문화재청은 평가했다.
또 수강태황제보는 1907년에 고종황제가 수강태황제로 존봉(尊奉)되는 의식을 기념하고자 제작된 것으로 상세한 내용이 융희원년존봉도감의궤(隆熙元年尊奉都監儀軌)와 고종가상존호옥책문(高宗可上尊號玉冊文)에 기재됐다.
유서지보는 지방의 절도사나 관찰사의 임명장에 사용하는 데 사용한 인장이며, 준명지보는 왕세자 교육 담당 관청인 춘방(春坊)의 관원에게 내리는 교지에 사용하는 데 사용한 도장이다. 이들은 대한제국 황실 보인(寶印)과 부신(符信)을 설명하기 위해 제작된 보인부신총에 상세한 그림과 설명이 수록됐다.
헌종의 향천심정서화지기를 비롯해 우천하사, 쌍리, 춘화, 연향 또한 보소당인존(寶蘇堂印存)이라는 책에 상세 그림과 설명이 있다.
문화재청은 “국새나 어보 등 조선왕실과 대한제국 인장은 개인 간에 거래할 성질이 아니며 국가의 권위와 존엄은 물론 우리나라 국민의 자긍심과 직접 관련된 국가상징유물이라는 점에서 반드시 환수되어야 할 문화재”라면서 “이번 압수를 계기로 한국전쟁 당시 미군이 반출한 문화재 환수를 위해 관련 당국과 공조를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미국 수사당국의 몰수절차(4개월 이상 소요)를 거쳐 내년 6월 이후 국내로 반환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