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실적 악화로 몰락 조짐을 보이는 것과 달리 굴뚝산업 기업들은 부활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2일(현지시간) 미국 전통산업을 대표하는 세계 최대 건설 중장비업체 캐터필러가 월가(街)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굴뚝주의 재기를 알렸다고 보도했다. 캐터필러는 21일 2ㆍ4분기 순익이 15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0% 늘었다고 발표했다.
캐터필러는 올해 매출 증가율 전망치도 10%에서 12~15%로 상향 조정해 40년 역사상 최대 규모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원자재가 상승 등으로 영업 비용이 늘어났지만 달러 약세 및 구조조정 영향으로 실적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또 굴뚝산업의 대표 기업인 제너럴일렉트릭(GE)는 2ㆍ4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5% 늘어난 49억달러의 순익을 거뒀고, 자동 제어기기 및 시스템 장비업체인 허니웰은 순익 5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한 성적표를 내놓았다.
반면 IT 기업들은 시장 둔화와 가격 경쟁 심화로 부진한 실적을 내놓고 있다. 세계 최대 컴퓨터 제조업체인 델은 21일 2ㆍ4분기 주당 순익 전망을 시장 예상치(32센트)보다 낮은 21~23센트로 제시했다. 세계 최대 반도체업체인 인텔은 앞서 2년래 최악의 2ㆍ4분기 실적을 내놓았으며 경쟁업체인 AMD도 같은 기간 주당 순익이 19센트에 불과한 것으로 발표했다.
이에 따라 델 주가는 5년래 최저 수준인 주당 19.05달러까지 떨어졌으며 인텔은 7.5% 하락, AMD도 15.66%나 폭락했다. 기술주들의 어닝쇼크로 나스닥 지수는 21일 0.93% 내린 2,020.39로 14개월래 최저치로 내려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