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부자는 개방…서민은 폐쇄" 두얼굴의 英 이민제한 정책

이민제한 정책 공개

영국 정부가 유럽연합(EU) 역외 출신 이민자들에 대한 취업비자 발급한도를 전년에 비해 20% 줄이는 내용의 이민제한 정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최소 4만 파운드(약 7,200만원) 이상의 연봉을 받는 고소득 이민자들은 이러한 제한의 적용을 받지 않도록 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정부는 지난 5월 총선 공약인 이민자 제한정책을 강력히 추진하면서도 동시에 캐나다와 호주 정부처럼 부유층의 유입에는 문을 활짝 열고 있다. 테레사 메이 내무장관은 23일(현지시간) 하원에 출석, 영국 정부가 내년 4월부터 적용할 EU 역외 이민자들에 대한 취업비자 발급의 상한선을 지난 2009년에 비해 20% 낮춘 2만1,700건으로 정했다고 밝혔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그는 취업비자 발급한도의 대부분인 2만700건은 영국에서 고용제의를 받은 숙련 대졸인력들에게 주어질 것이며 나머지 1,000건은 학계인사와 과학자, 예술가 등 고급인력을 위해 미리 배정한 몫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학생비자 발급도 대폭 줄일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캐머런 총리는 선거유세에서 지난 2009년 19만6,000여명에 달한 순 이민자 수를 오는 2015년까지 연간 10만 명을 밑돌게 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은 바 있다. 영국 정부는 반면 부유층 이민에 대한 문호는 크게 개방했다. 연간 소득 4만 파운드 이상의 EU 역외 고소득자들은 취업비자 발급한도 기준을 적용 받지 않는다. 내무부는 이에 더해 영국에 50만파운드 이상을 투자하는 이민자들은 2~3년 내에 영주권을, 5년 내에 시민권을 받을 수 있다고 약속했다. FT는 “이 정책은 캐머런 총리의 승인을 받은 것”이라며 “캐머런 총리는 현재 한해 300명 가량인 부유층 이민을 캐나다(3,000명) 수준까지 끌어 올리기를 원한다”고 전했다. 법률사무소인 미쉬콘 데 레야의 카말 라흐만 변호사는 “영국 정부가 긴축정책에 들어감에 따라 부유층을 끌어들이기 위한 정책”이라며 “교육 및 의료 분야에 투자하는 이민자들은 특별한 대우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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